31일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씨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면서 인터넷에는 추모의 물결이 일고 있다.
고인은 29일(현지시각) 오후 8시경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 있는 자택에서 부인 구보타 시게코 씨와 간호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 고인은 플로리다로 거처를 옮기기 전인 지난 해 11월까지 뉴욕에 있는 작업실에서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창작에 몰두해온 것으로 알려져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pachok’는 동아닷컴 게시판에 “병석에서도 예술혼을 불태운 그분의 강인한 정신력을 잊을 수 없다”며 “현란한 영상으로 우리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셨던 그분이 홀연히 먼 곳으로 가셨다니 믿겨지지 않는다”라고 썼다.
‘김은정’ 씨는 백남준 스튜디오(paikstudios.co.kr)에 “동시대를 같이 살았다는 것만으로도 위대한 거인에게 감사드린다”며 “빛이 있는 곳으로 가셨길 빈다”는 글을 남겼다.
‘seasonkorea’는 한 포털사이트에서 “우리가 당연하게 보는 뮤직비디오도 고인의 비디오 아트가 발전해 대중음악계와 만나 탄생한 것”이라며 “세계의 한 틀을 바꾼 큰 인물”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미디어 다음에는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님 명복을 빕니다’라는 게시판이 마련돼 200여명의 누리꾼이 추모 물결에 동참했다.
추모 게시판을 개설한 누리꾼 ‘꼬레꼬레’는 “세계 미술사의 한 장을 장식한 백남준 선생을 누리꾼들과 함께 추모하고 싶다”며 “열여덟 살에 고국을 떠났지만 그 작품세계는 고국을 떠난 적이 없었던 예술가가 이제 유해가 돼 영구 귀국할 채비를 하고 있다”고 애도했다.
그런가 하면 “예술이란 반은 사기”, “예술가에게 실수는 오히려 천재성을 증명하는 계기가 된다”, “넥타이는 맬 뿐만 아니라 자를 수도 있으며, 피아노는 연주 뿐만 아니라 두들겨 부술 수도 있다” 등 그의 어록도 다시금 화제가 되고 있다.
고인의 분향소는 국립현대미술관 내에 설치된다. 문화관광부는 31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한국미술협회, 민족미술인협회 등 문화예술단체가 공동으로 고인의 작품이 설치돼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내에 분향소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인의 유해는 화장 후 한국, 미국, 독일로 보내질 예정이다. 2년 전 고인은 “한국에 돌아가는 것이 소원이며 한국에 묻히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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