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 봉?”누리꾼 격분…놀란 우리당 “시나리오 불과”

  • 입력 2006년 2월 1일 15시 47분


“직장인이 봉이야? 월급쟁이들 광화문에 모여 집회라도 해야 하는 거 아냐!”(rider30)

정부가 출산장려와 양극화 해소 재원 마련을 위해 1인 또는 2인 가구에 대한 근로소득 추가공제를 없앤다는 소식에 봉급 생활자들이 단단히 화났다.

말이야 ‘소득공제 혜택 축소’지만, 사실상 ‘증세’이기 때문. 더구나 노무현 대통령이 신년회견 때 “증세는 없다”고 단언했던 터라 배신감은 더했다.

이에 1일 인터넷은 대대적인 정부 ‘성토의 장’으로 변했다.

맞벌이 관두고 애 낳으라고?

특히 맞벌이 부부의 반발이 거셌다. 1, 2인 가구의 소득공제 혜택 축소 방침은 그동안 따로 소득공제 혜택을 받았던 맞벌이 부부의 세 부담을 증가시키기 때문.

‘hera7583’는 “맞벌이 부부는 자녀가 있어도 세금을 더 내야 하고, 없어도 더 내야 한다”며 “이게 무슨 출산 장려 정책인가. 차라리 자녀가 하나씩 늘어 날수록 지금 보다 더 자녀공제혜택을 더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ange0316’는 “요즘에 애 셋은 부의 상징”이라며 “나도 애 여럿 낳고 세제 혜택 받으면서 우아하게 전업주부 하고 싶다. 서민 털어 부자 돕겠다는 소리 아닌지 한심한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kjy4150’는 “소수공제자 공제 혜택을 축소 하려면 부양가족공제를 확대해야 한다”며 “의료보험료는 양쪽에서 떼면서 세금혜택은 어느 한쪽에만 주는 정부 정책은 모순”이라고 말했다.

미혼 누리꾼들은 “결혼 못한 것도 억울한데 돈까지 더 떼 가냐”며 울분을 토했다.

‘yayccri’는 “아직 돈이 없어서 결혼도 못했다”며 “거기다 세금까지 더 내야 한다면 언제 결혼하냐. 불쌍한 싱글들 월급봉투 좀 그만 노려라”고 성토했다.

‘eogksalsrnra’는 “결국 봉급쟁이들만 쥐어짜서 부족한 세수를 메우겠다는 발상이 문제”라며 “세수 늘리는 것보다는 표를 의식해서 벌인 사업부터 정리해야 한다. 전국을 공사판으로 만들어서는 아무리 쥐어짜도 재원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shanon7’는 “증세라고 볼 수는 없다. 정부에서 봐주던 비과세 혜택을 줄여준 것에 불과하다”며 “이를 통해 재원을 확보해 공공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니, 그만 떠들자”고 말했으나, 동조하는 의견은 적었다.

▼“소득세 감면 축소 시나리오일 뿐”▼

이처럼 여론이 악화일로로 치닫자 열린우리당은 재정경제부의 안은 “시나리오에 불과하다”며 진화에 나섰다.

열린우리당 강봉균 정책위의장은 1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추가공제 폐지는 시나리오에 불과하며 당정협의도 안 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있다”며 “당도 당정협의에 나설 것이기 때문에 정부와 여당이 세금을 무리하게 올리려한다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 원희룡 최고위원은 자신의 블로그에 “저출산 문제는 지나친 사교육비 때문에 생긴 문제인데 정부가 ‘비겁한 변명’을 하고 있다”며 “정부가 조세재원 확보를 위해 다른 대안부터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 위원은 이어 “폐광 카지노에 대한 특소세 면제 등 취약계층 보호라는 취지를 벗어난 조세지출과 불납결손액부터 줄여도 연간 7천 억원이 충당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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