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프리카 4개국에서 봉사활동을 마치고 돌아온 안여광(22ㆍ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 2학년) 씨.
“아프리카에서의 생활은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불편했죠. 귀국을 앞두고는 ‘이제 집에 돌아가면 너무 편해서 어떻게 살까’라는 걱정이 들기도 할 정도였습니다.”
안 씨는 11일 동아닷컴에 보낸 ‘소망의 땅, 아프리카’라는 제목의 수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해 3월부터 열 달 동안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짐바브웨, 잠비아, 케냐에 있었다.
사단법인 국제청소년연합이 파견하는 대학생 해외봉사단에 지원한 것.
그가 아프리카 봉사에 참여한 데는 특별한 계기가 있다. 2004년 10월 보름간의 일정으로 온 가족이 함께 떠났던 아프리카 ‘전도(傳道)여행’에서 만난 현지의 아이들에게 “꼭 다시 찾겠다”고 약속했던 것.
안여광 씨가 말하는 아프리카 봉사활동 이야기 요약
2005년 3월2일, 한국을 출발해 아프리카의 유럽으로 불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도착했다. 대도시와 주요 관광지는 고층건물과 고급호텔이 즐비하지만, 도시를 벗어나면 가난한 원주민들의 세계다. 그곳에 숙소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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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활동으로 한글학교와 외국어 교육, 태권도 교실 등을 시작했다.
처음엔 마땅한 장소가 허락되지 않아 숙소 앞의 길가에서 한글학교를 열었다.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았다. 뭔가 특별한 이벤트가 필요했다.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댄스동아리’에서 배웠던 실력을 발휘했다. 낯선 동양인이 길에서 춤을 추는 모습에 아이들은 궁금해 하며 하나 둘씩 모여들었다.
그해 여름, 봉사단원들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3600km 떨어진 짐바브웨와 잠비아를 향해 차를 타고 떠났다. 그 곳의 사정을 알 수 없어 아무런 계획도 세우지 못했다. 봉사와 선교를 한다는 마음을 앞세우니 무서울 건 없었다.
하지만 국경을 지나 짐바브웨에 들어서자 사람들이 왜 아프리카를 검은 대륙이라고 하는지 실감이 났다.
길게 뻗어 끝이 보이지 않는 도로와 그 옆으로 한 없이 펼쳐져 있는 사막과 같은 벌판, 그 사이 사이 빽빽하게 들어찬 바짝 마른 나무들, 그리고 희망 없이 앉아 있는 현지인들 그것이 전부였다.
배가 고파서 식빵을 사려고 가게를 찾았다. 여러 곳을 헤맸지만 결국은 구할 수 없었다.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빵은 귀해서 구하기가 어렵다”고 대답했다. 한국에서는 뭐든 먹고 싶을 때 먹고, 하고 싶을 때 했다. 이런 것이 너무 당연했는데, 아이들에게 그런 질문을 한 내가 한없이 부끄러웠다.
안여광씨 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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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하기 바로 전 무일푼으로 일주일간 케냐를 여행했다.
그곳에서의 일 중에는 현지 주민들과의 축구 시합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축구공은 가죽이 아닌 흙과 비닐봉지로 만든 작은 공이다. 길거리에서 먼지를 마시며 비닐봉지 축구공으로 뛰놀며 땀을 흘렸다.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즐거움을 느꼈다.
아이들도 워낙 장난감이 부족해서 철사와 페트병으로 만든 손수레 장난감을 굴리며 놀곤 한다. 컴퓨터 게임이나 오락기는 구경도 못한다. 한국과 같이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하지만 그렇기에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들 순수한 것 같다.
“한국서 신나는 아프리카 민속춤 선보일 것”
최근 안 씨는 해외봉사단의 귀국발표회 준비로 정신이 없다. 그의 야심작은 6분짜리 현대식 아프리카 댄스. 남아공 최대 부족인 줄루족의 민속춤이다. 현지에서 구해온 의상을 입고 현대 아프리카 음악에 맞춰 신나는 춤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동작마다 굉장히 힘이 넘쳐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며 “내 젊음을 팔아 그들에게(아프리카 사람들) 꿈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s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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