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장관은 이날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를 방문한 자리에서 “그 동안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갓 시집온 새색시가 (시댁에) 인사 다니는 심정”이라고 연신 고개를 숙였다.
이에 이 원내대표가 웃으며 “부적격자가 여길 오시면 어떻게 하느냐”며 뼈 있는 농담을 던졌고, 유 장관은 “절대부적격이라고 해서 가슴이 콩닥콩닥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도와주면 (현안 해결에) 불가능한 일이 없을 것”며 자세를 낮췄다.
그러자 이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걱정하는 바를 유 장관도 명심해 주셨으면 한다”며 “많이 맞은 자식이 나중에도 효도한다는데, 매도 많이 맞는 게 약이 될수도 있다. 유 장관도 잘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이방호 정책위의장도 “(유 장관이) 한나라당을 박멸하겠다고 했는데 우리 당도 있어야 여당도 있는 것 아니냐”며 “유 장관이 그동안 젊은 객기를 부린 걸로 생각할테니 앞으로 잘 하시라”고 당부했다.
관심을 모았던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의 면담은 박 대표의 ‘사절’ 방침으로 성사되지 않았다.
이에 앞서 유 장관은 열린우리당 유재건 의장을 찾아가 “앞으로 출가외인으로 쳐주시고, 시집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고, 유재건 의장은 “유씨 가문의 영광이다. 결혼한 사람이 친정에 자주 와서 훔쳐가고 빼앗아가고 하면 안 된다”고 화답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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