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옷걸이 1개에 132만원 ‘혈세낭비’ 논란

  • 입력 2006년 3월 29일 14시 20분


청와대가 노무현 대통령의 공관용으로 132만원짜리 옷걸이를 구입하는 등 청와대와 국회의장실, 대법원장실이 과도하게 가구와 집기를 구입하거나 공관을 수리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청와대 등이 한나라당 김희정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3년 이후 지난 2월까지 청와대가 대통령 내외가 사는 공관용 집기 구입에 쓴 비용은 총 5060만원이다.

구입 집기를 세부적으로 보면 청와대는 지난 2003년 11월에는 지름 34㎝, 길이 165㎝ 크기의 132만원짜리 옷걸이 2개를 구입한 것을 비롯해 총 6개의 옷걸이를 구입하는데 418만원을 사용했다.

또한 2003년에 1346만원을 들여 거실용 응접 의자·탁자 세트를, 2004년 7월에 527만원짜리 거실용 의자 세트를 구입했다.

수영장 수리와 도배·보일러 공사 등 관저를 수리하거나 고치는 데 들어간 공사비는 2003년 이후 총 6억3148만원으로 집계됐다.

청와대측은 132만원짜리 옷걸이와 관련해 “각종 정상회담 등에 사용하는 외빈용이고 개인용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쓰는 ‘행거형’”이라고 김 의원에게 설명했다.

한편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대통령과 비서실장 공관의 집기 교체에 들어간 돈은 총 5903만원이었다. 가장 비싼 물건은 2m짜리 책상으로 440만원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 내외가 사용한 안마의자 구입에는 각각 27만원이 들었다.

국회의장 공관은 김원기 의장이 취임한 이후 1억6000만원을 들여 수리했다. 도배에 1300만원, 커튼 설치에 1600만원 등이 지출됐다.

김 의장의 전임자인 박준규 전 의장의 경우 3907만원, 이만섭 전 의장은 6166만원, 박관용 전 의장은 5421만원을 사용했다.

대법원장 공관은 최종영 대법원장 시절(99년 9월∼2005년 9월)에 1300만원이 넘는 운동기구와 1800만원대 62인치 PDP TV를 구입했고, 2600만원이 넘는 부인용 다이너스티 관용차 등을 장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 전 대법원장은 2005년 4월에는 자신의 관용차를 뉴체어맨으로 바꾸면서 5464만1000원을 지출하기도 했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취임한 이후 각 방마다 에어컨을 설치하고 경비대와 침실 등에 DVD 플레이어를 설치했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격에 맞는 생활을 하는 것은 좋지만 국민들이 낸 세금인 만큼 알뜰하게 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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