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피우고 있는 담배도 혹시 ‘가짜’?

  • 입력 2006년 4월 6일 16시 04분


“중국 내 95개 담배 제조창에서 생산된 엄청난 양의 가짜 담배가 ‘따이공(보따리상)’에 의해 소형 선박이나 컨테이너선으로 국내로 밀수된 후 인터넷 등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

한나라당 박재완(朴宰完) 의원은 최근 보좌진을 중국에 보내 중국산 가짜 담배의 제조 및 밀수 경로를 현장 조사하고 그 결과를 6일 발표했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인 박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가짜담배와의 전쟁 임박’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23일부터 28일까지 보좌진 2명을 중국 베이징(北京), 옌타이(煙臺), 웨이하이(威海) 등에 보내 가짜 담배 제조창과 소매점, 유통 선박 등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보고서에서 “중국 전매국이 담배 정책을 대형브랜드 육성 쪽으로 전환하면서 185개에 달하던 담배제조창이 지난해 90개로 줄었고, 나머지 95개는 사실상 가짜담배 제조창으로 변신했다”고 밝혔다.

그는 “옌타이와 웨이하이에서는 국산담배 뿐만 아니라 던힐 등 우리나라에서 잘 팔리는 외국담배도 손쉽게 구할 수 있다”며 “담뱃갑에 한글이 명시된 점으로 볼 때, 국내 유통을 위해 중국에서 제조된 가짜 담배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조창에서 만들어진 가짜 담배는 ‘따이공’이 선박을 이용해 밀수하고 있으며, 양이 많을 경우는 컨테이너선까지 이용하고 있다”며 “가짜 담배는 유통마진이 판매가격의 50% 이상이고 즉시 현금화가 가능해 최고의 밀수 인기품목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2004년 65건(17억3400만원), 2005년 262건(111억5800만원), 2006년 1~3월 58건(6146억원)의 관세청의 밀수담배 적발실적을 공개한 뒤 “가짜 담배들이 인터넷에서 불법 판매되면서 조세포탈까지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가짜 담배 유통이 급증하는 이유는 담뱃값 인상 때문”이라며 “정부 계획대로 갑당 5000원까지 담뱃값이 올라갈 경우 중국과 무려 10배나 가격차가 나므로 담배 밀수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중국에서 수집한 100여종의 가짜담배 중 국내에서 많이 팔리는 6종에 대해서는 지난 3일 충북대 연초학과에 유해성분 분석을 의뢰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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