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전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해 ‘당시 탄핵에 찬성했던 본인의 판단이 지금도 옳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는 이어 “처음 탄핵에 반대한 이유는 내용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이었지만 정치적 역풍과 부담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결국 당론에 따라 투표했다”면서 “대통령이 리더십의 위기를 맞아 국가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실패했다는 평가를 했기 때문에 한번 정도 따끔하게 그런 경고를 할 필요는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오 전 의원의 발언으로 인터넷은 다시 한번 탄핵 논란에 휩싸였다.
그의 발언을 다룬 기사는 주요 포탈사이트의 ‘가장 많이 본 뉴스’, ‘댓글이 가장 많이 달린 기사’ 1, 2위에 꼽혔고, 일부 기사에는 순식간에 1000~2000개가 넘는 댓글이 붙기도 했다.
댓글은 “리더십이 부족하다고 대통령을 국민의 동의 없이 탄핵할 수는 없다”고 비판하는 글이 다수였지만, “탄핵 당시는 반대했지만 이제는 참여정부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며 오 전 의원에게 지지를 보내는 의견도 많았다.
아이디 ‘fanzzz(네이버)’는 “유일하게 탄핵소추에 반대한 한나라당 의원으로 알고 있었는데 실망이다”라며 “갈팡질팡하고 리더십이 없다고 한 나라의 대통령을 국민 동의 없이 탄핵하느냐”고 되물었다. ‘idkks29(엠파스)’도 “당신은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한 것이 아니라 유권자의 결정을 탄핵한 것”이라며 “아직도 잘 모르는 오 전 의원의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randy97(네이버)는 “탄핵 당시에는 반대했지만 이제는 무능과 각종 게이트, 낙하산의 노무현정부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고 말했다. ‘큐라’(다음)도 “지금 생각해보면 국민들이 너무 대통령을 연민한 듯하다”고 오 전 의원을 옹호했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이날 잇따라 논평을 내고 “오 전 의원의 어처구니없는 망언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즉각 이 발언에 대해 책임지고 국민들에게 사죄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국민들은 촛불집회를 통해 탄핵에 항의했고 4.15총선을 통해 평가한 사안”이라며 “국민들의 심판을 겸허히 받아들이지 않은 오 전 의원의 태도에 엄중히 항의한다”고 말했다.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s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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