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기념관 김일성 사진 철거문제 놓고 시끌

  • 입력 2006년 4월 13일 17시 13분


현재 백범기념관에 전시되어 있는 논란이 된 사진 2장. [사진제공: 프리덤뉴스]
현재 백범기념관에 전시되어 있는 논란이 된 사진 2장. [사진제공: 프리덤뉴스]
백범기념관에 걸려있는 김일성 주석 사진의 철거문제를 두고 일부 보수성향의 단체와 기념관측이 팽팽하게 맞섰다.

라이트 코리아, 나라사랑시민연대 등에 소속된 회원 30여명은 13일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념관에 전시돼 있는 김일성 사진을 철거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 7일엔 기념관을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김일성의 사진을 기념관에 전시한 것은 김구 선생을 욕되게 할 뿐만 아니라, 관람객들에게 대한민국 건국과 6ㆍ25전쟁에 대한 역사인식을 왜곡 전달할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백범기념관 김무웅 사무국장은 “역사적 사료가치를 지닌 사진을 철거하라는 보수단체의 요구에 답답함을 느낀다”며 “기념관은 박물관처럼 역사적 사실을 전시하는 공간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전쟁기념관에도 김일성 사진이 걸려있다”며 “김일성을 우상화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역사의 한 장면을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전시한 것으로 철거할 뜻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백범기념관은 지난 11일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친일세력의 배후조종에 의한 백범기념사업 공격에 대해 예리한 경각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앞으로 백범기념관에 대한 부당한 공격과 위협에 대해서는 당국에 진상조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백범기념관은 백범 김구 선생이 출생해서 서거하실 때(1876∼1949)까지의 활동을 모두 전시한 기념관으로 500여 점의 자료가 전시되어 있고, 그 가운데 사진은 300여 점이다.

문제가 된 두 장의 사진은 백범 김구 선생이 1948년 4월 남북 연석회의 참석차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일성 주석과 함께 찍은 것으로 기념관 2층에 전시돼 있다. 사진 밑에는 ‘1948년 4월22일 김일성 주석의 안내로 남북연석회의장에 입장하는 백범 김구선생’이라고 적혀있다.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s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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