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오세훈, 4년전 李에게 ‘다음차례는 저’라고 했잖아”

“형님, 다음 차례는 접니다.” “그래, 다음에는 네가 해라.”

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의 ‘정수기 광고 출연’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열린우리당은 15일 한 언론보도를 인용해 “오 후보가 4년 전 이명박 시장에게 농담조로 ‘다음 서울시장 차례는 저’라고 말했다”며 “이는 출마의사를 밝힌 것이고 이에 따라 정수기 광고 출연은 선거법 위반이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언론보도는 서울경제신문의 지난 2일자 ‘오세훈의 서울시장 도전기’.

‘이명박 캠프의 선대위 대변인이었던 오세훈 의원은 대뜸 이 후보에게 농담조로 “형님, 저쪽이 나보다도 젊은데 다음 차례는 접니다”며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졌다. 61년 생인 오 의원은 김민석 후보보다 3살이 많다. 이 후보는 특유의 미소를 지으면서 “그래 다음에는 네가 해라”고 답을 줬다.

4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오 전 의원은 지난달 25일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경선에서 조직력의 열세를 딛고 후보로 확정됐다. 과거 선대위 대변인 시절 이명박 후보와 나눈 농담(?)이 현실화한 순간이었다. 4년 전 ‘자신의 차례’라고 한 말의 진위는 알 길이 없으나…(후략)’

이 보도와 관련해 서영교 열린우리당 부대변인은 “오 후보는 서울시장에 출마할 생각이 없어서 정수기 광고에 출연했다지만, 이 보도는 실로 우리를 놀라게 한다”며 “4년 전부터 출마의 뜻을 품고 전술적인 의원직 사퇴, 전략적인 광고 출현 등 의심이 가는 대목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오 후보는 이에 대해 공식 해명하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난 4월 몇 차례에 걸쳐 선관위의 유권해석을 받았다고 했던 오 후보의 발언도 거짓으로 드러났다”며 “네거티브 운운하며 답해야 할 내용에 답하지 않고 넘어가는데 이에 대해서도 해명하라”말했다.

이에 앞서 열린우리당은 지난 12일 오 후보를 선거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염두에 뒀기 때문에 오 후보 출연 정수기 광고가 지난달 7일까지 방영된 것은 ‘선거일 90일 전부터 선거 출마 공직 후보자나 후보자가 되려는 사람의 광고 출연을 금지한다’고 규정한 선거법 93조를 위반했다는 게 열린우리당의 주장이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