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이재오 의원, 당신이 민주주의를 아는가’라는 글에서 “1970년 신민당 대선후보 결선투표에서 역전패한 김영삼은 김대중 후보 지원 유세를 했고, 역전패한 이철승은 김영삼과 손잡고 민주회복을 선언했다”며 “결정적 순간에서 개인감정보다도 당과 민주주의의 원칙을 앞세운 것이 한국 야당의 전통”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동단결할 줄 아는 당내 민주주의가 살아 있었기 때문에 민주화가 이뤄졌고, 김영삼 김대중 두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던 것”이라며 “이런 야당의 전통에 비추어 오늘 이재오 의원이 한 행동은 반민주적”고 주장했다.
조 전 대표는 “이재오 의원은 자신의 패인을 ‘박근혜 측의 공작’이라고 이야기한다”며 “박근혜 씨가 돈을 뿌렸나, 도청을 했나, 협박을 했나, 정권에 붙었나, 정치인이 자신에게 유리한 후보를 지원하는 것이 공작이라면 모든 정치는 공작”이라고 말했다.
그는 “합법적인 선거결과에 불복하는 정치인이 말하는 민주주의는 자유민주주의가 아니다”며 “이 의원은 좌파운동 경력을 민주화운동이라고 강변하는데 그 민주는 대한민국의 민주가 아니다” 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민주주의의 핵심은 규칙과 법치에 대한 존중이고 선거결과에 대한 복종”이라며 “내년에 좌파정권을 종식시키겠다는 사람이 이렇게 미숙한 행동을 하는 것을 보고 많은 국민들은 ‘어제 한나라당원들이 제대로 된 선택을 했다’ 생각할지 모른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 결과와 관련해 “ ‘좌파종식’이라는 역사적 사명에 맞는 차선의 선택은 한 셈”이라며 구체적으로 “기회주의적 소장파가 미는 후보가 떨어지고, 애국단체 집회에 연사로 나왔던 전여옥 의원이 많은 표를 얻은 것은 상징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새 지도부가 고민해야 할 것은 당내와 자유진영의 대동단결”이라며 “인물이 많아서 고민인 한나라당은 그 좋은 후보군을 한 팀으로 묶어 좌파와 단체전을 하는 지혜를 짜내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 정도의 갈등과 투쟁도 참지 못하고 결과에 불복하는 행동을 한 이재오 의원을 보면서 갑자기 1960, 1970년대의 가난했지만 정의감 하나로 버티었던 소박한 민주투사들이 그리워진다”고 말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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