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성진 “한반도기 뭐라고… 손기정 얼마나 원통해할까?”

  • 입력 2006년 8월 24일 18시 38분


“일장기를 달고 올림픽에서 우승한 그 날 우리 민족이 얼마나 분해서 울었느냐. 그때 가슴 속에 그리던 국기가 무엇이었느냐. 우리의 국기는 당연히 태극기라야 한다.”

1963년 1월 스위스 로잔에서 열렸던 동경올림픽 단일팀 구성을 위한 남북체육회담. 북측의 한반도기 사용 제안에 대한 우리측 대표단 故 손기정 선생의 답변이다.

공성진 한나라당 의원은 24일 “통일부가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북한 단일팀 구성과 관련해 북측과 한반도기 사용을 합의했다”며 한반도기와 관련한 손기정 선생의 일화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공 의원은 이날 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당시 북한 측 대표단이 먼저 한반도기 사용을 제안했지만, 손 선생의 단호한 반박에 궁지에 몰렸다”며 “언제부턴가 스포츠 경기에 있어 우리 고유의 태극기는 온데간데없고 국적불명의 한반도기가 등장해 한민족의 정체성과 대한민국의 정통성에 혼돈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독일 베를린 올림픽에서 손기정 선수가 우리의 태극기를 사용하지 못한 사진을 보면서 나라 빼앗긴 설움에 울분을 토했던 선조들의 모습이 떠오른다”며 “일제의 태극기 말살 정책에도 불구하고 태극기를 그토록 소중하게 지켜왔던 이유는 우리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모든 가치가 고스란히 녹아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통일부에 ‘한반도기의 유래를 아느냐’고 물었더니 장관을 비롯해 실국장이 엉뚱한 답만 늘어놓았다”며 “정부는 지난해 남북 축구경기 당시에도 입장객들에게 태극기를 빼앗고 대한민국을 연호하지 못하도록 한 바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한반도기 유래에 대해 공 의원은 “북한은 1979년 제35회 평양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일팀 구성 등 체육회담 때마다 줄기차게 한반도기 채택을 주장해왔다”며 “잠정 합의를 통해 1991년 제41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현재의 ‘한반도기’를 처음 사용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배경의 한반도기는 북한의 통일전선전술의 일환에서 나온 것”이라며 “북한의 주장대로 태극기를 내리고 한반도기를 사용하는 것은 북한의 통일전선전술에 말려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최근 평택 미군기지 이전 반대 시위현장 등 반미 친북 용공시위에 한반도기가 자주 등장하는 것만 보더라도 스포츠 단일팀 이외의 의미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인공기로 가는 전 단계로 한반도기를 내세운 북한의 숨은 의도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구민회 동아닷컴 기자 dan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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