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위원장은 5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미국 공화당 매파와 온건파 민주당 인사들을 두루두루 만나 청취한 얘기”라며 “이들은 부시 행정부 입장에서는 한국에 약속을 했기 때문에 지원을 제대로 할 것이나, 바로 그 다음 정부가 들어서면 그걸 보장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백악관에서는 한국에서 요구를 하니 작통권을 이양하지만 부시 대통령의 한미동맹 의지는 확고하다고 말했다”며 “그러나 한반도 전문가나 전 연합사령관들은 작통권이 이양되면 주한미군이 병력을 철수를 시킬 수 있고 빼낼 수 있는 여지가 더 많아진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주한미군이 감축된 다음에는 주한미군 사령관을 대장급으로(현재 주한미군 사령관 계급) 유지할 수가 있느냐의 문제”라며 “그건 미 의회에서 반대할 것이다. 왜냐하면 대장이 있으려면 그만한 병력이 같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미국 내 매파와 온건파 등 성향을 가리지 않고 모두가 예견하고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황 위원장은 또한 ‘주한 미군은 우리가 떠민다고 안 나간다’는 박철언 전 정무장관의 주장에 대해 “잘못된 판단”이라며 “미국은 항상 주둔국의 미군 환영 여부에 따라서 주둔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국에서 나가라는데 억지로 눌러 앉지 않는 게 현재 미국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핵 개발과 미사일 발사 실험과 관련해서도 한미공조가 삐걱대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한국의 입장이 분명히 어떤 것인지 모르겠다고 걱정한다”며 “핵실험 말고도 제2의 미사일 도발 같은 것이 있을 수 있는데, 철저한 공조를 통해 이를 방지해 나가기 위해 한국 정부도 입장을 좀더 확고히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황 위원장은 또한 미국 행정부 내에서도 한국군에 대한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시기에 대해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 국방부 쪽에서는 2009년 이양을 주장하고 있으나 다른 부서에서 빠르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어, 백악관이 조심스럽게 조율하고 있다”며 “럼스펠드 국방장관의 입장은 확고하지만 여러 가지 안보환경을 고려해 볼 때 이양 시기는 약간 신축적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황 위원장은 한나라당 특사 자격으로 지난달 미국을 방문해, 데니스 윌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담당 국장대행, 빅터 차 NSC 동아시아담당 보좌관, 피터 로드먼 국방부 차관보,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 윌리엄 코헨 전 국방부 장관, 존 틸렐리 전 한미연합사령관 등을 만났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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