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결혼한 농촌 총각 10명중 4명이 외국인 아내

  • 입력 2006년 9월 6일 12시 12분


농촌의 외국인 新婦들. 동아일보 자료사진
농촌의 외국인 新婦들. 동아일보 자료사진
키르기즈스탄에서 온 며느리 굴바르친, 베트남 신부 칭, 미얀마에서 온 사위 소띠하…. 토요일 오후 채널을 돌리다 보면 우리보다 가난한 아시아 국가에서 온 사람과 국제결혼한 부부들의 이야기(KBS 1TV ‘러브 인 아시아’)를 쉽게 볼 수 있다. 9시 뉴스 시청률을 앞질렀다는 휴먼 다큐 ‘인간극장’에서도 심심치 않게 국제 커플 이야기가 펼쳐진다. 혹자는 농촌으로 시집온 외국인 며느리가 하도 많아서 ‘전원일기’ 2탄이 방영된다면 동남아에서 온 외국인 며느리도 주요 인물로 나와야 할 것이라고 하기도 한다. 이처럼 한국인과 결혼한 외국인 배우자들 이야기는 그리 생소하지 않게 됐다.

실제로 한국 농어촌으로 시집온 외국인 며느리는 얼마나 될까.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열린우리당 김춘진 의원이 발표한 ‘국제결혼 현황’에 따르면 작년 결혼한 농·어촌 총각 10명 중 4명 가량인 35.9%(2885 쌍)가 외국여성과 결혼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4년 1814 쌍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외국여성의 국적은 베트남, 중국, 필리핀 등의 순이었다. 베트남 여성이 총 1535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그 밖에 중국은 984명, 필리핀 198명 순이었다.

전체 국제결혼 건수도 늘었다. 지난해 국제결혼을 한 부부는 총 4만3121쌍으로 2004년 3만5447쌍에 비해 21.6%나 증가했다. 이는 국내 총 혼인 건수인 31만6375쌍의 13.6%를 차지하는 비율.

이 가운데, 한국 남자와 외국인 여자가 결혼한 것은 3만1180쌍, 한국여자와 외국남자 커플은 1만1941 쌍이다. 한국 남자와 결혼한 여성은 중국인이 2만635명(66.2%), 베트남 5822명(18.7%), 일본 1255, 명(4.0%), 필리핀 997명(3.2%), 몽골 561명(1.8%) 순이었다.

이처럼 국제결혼이 크게 늘자 외국인과의 이혼도 함께 증가했다.

외국인과의 이혼이 전체 이혼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3년 1.3%, 2004년 2.4%, 2005년 3.3% 등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 배우자와의 이혼 건수는 4278건으로 2004년 3400건에 비해 25.8%가 증가했다. 이중 외국인 부인과의 이혼은 2444건으로 2004년(1611건)에 비해 51.7%나 늘었다. 이혼한 외국여성 국적은 중국(1431건), 베트남(289건), 일본(168건) 등의 순이었다.

그러나 여성 결혼 이민자 가구의 절반이 넘는 52.9%가 최저생계비 이하 가구소득임에도 기초생활보장제 혜택은 11.3%에 그치는 등 상당수가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성 이민자 가구의 자녀들도 혼혈로 인해 17.6%가 ‘집단 따돌림’ 을 당하는 등 교육문제도 심각한 고민거리인 것으로 조사됐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