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노조원들이 뺨때리고 ‘보수꼴통, 씨XX아’라고…”

  • 입력 2006년 9월 7일 16시 11분


“발전노조원 징계 꼭 해야 합니다. 노조원이 상관의 뺨 때리고 ‘야, 이 씨XX, 보수 꼴통, 이 X같은 X아’라고 마구 욕하고….”

산업자원부 공무원이 발전노조 파업과 관련해 생방송 인터뷰를 하다 흥분한 나머지 ‘방송 부적합 용어’를 사용해 방송 진행자가 서둘러 인터뷰를 마치고 시청자들에게 사과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산자부 산하 전기위원회 황규호 경쟁기획팀장은 지난 4일 저녁 부산MBC 라디오 ‘생방송 시사터치’와의 전화인터뷰 도중 노조원들의 징계 여부를 묻는 질문에 상관을 폭행하고 욕을 했다며 위계질서를 잡기 위해서라도 징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자부 황규호 경쟁기획팀장 인터뷰 음성 듣기

황 팀장은 진행자의 제지에도 분이 안 풀렸던지 “이건 분명히 해야 한다. 그 사람들이 분명히 상관을 폭행하고 ‘야, 이 씨XX’라고 욕을 했다”고 거듭 전했다.

결국 진행자는 “여기서 인터뷰를 마쳐야 겠다”며 “방송에 적합하지 않은 단어가 나와서 시청자 여러분께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고 서둘러 방송을 끝냈다.

이에 앞서 황 팀장은 발전노조가 말로는 공공성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봉급 인상과 기득권 보호 등 사익을 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명색이 고등고시를 합격하고 25년 이상을 근무해 과장이지만 발전노조원은 대학 졸업 후 군대가서 10년 차 되면 지금 내 봉급보다 많이 받는다”며 “그 사람들이 봉급을 8% 인상하고 임금 가이드라인을 철폐하자는데 우리나라 여건상 말도 되지 않는 주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임금인상, 그리고 정년 58세까지 보장이 그들의 요구”라며 “현대, 삼성 이런 데도 사오정(45세 퇴직)이고 우리도 50세 넘으면 사실상 퇴직하는 형편”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발전노조가 주장하는 ‘5조3교대’에 대해서도 “그건 노조간부들의 캐치프레이즈일 뿐”이라며 “발전소 조합원들은 4조3교대 근무를 더 선호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발전노조는 6일 성명서를 내고 “발전회사의 내부 상황조차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인격적인 품성도 갖추지 못한 발언”이라며 “현재 정부의 시각에는 이같은 경영진들의 왜곡된 보고가 큰 몫을 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7일 황 팀장의 인터뷰 내용이 알려지자 상당수 누리꾼들은 “욕을 전달할 만 하다, 황 팀장은 잘못하지 않았다”, “소신 발언”, “공공성이 있는 공기업에는 노조를 금지해야 한다”, “대기업이나 공기업 노조가 생존권 문제를 거론하는 자체가 웃기는 일”며 노조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반면 노조원임를 자처하는 누리꾼들은 “취중 막말 인터뷰”, “발전노조는 사익을 위해 투쟁하지 않았다. 황 팀장의 말은 거짓”, “전기는 물, 공기와 같아서 민영화대상이 되어선 안된다. 발전5사 통합을 내세운 것은 공기업으로서 사회공공성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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