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부대변인 36명을 무더기 임명해 ‘논공행상, 경력 만들어주기’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중도보수 성향의 뉴라이트까지 비판에 가세해 귀추가 주목된다.
뉴라이트를 표방하는 ‘자유주의연대’(대표 신지호)는 20일 성명서를 통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작은 정부를 주장하고 국정홍보처의 문제점을 열심히 지적하던 한나라당이 36명의 부대변인단을 임명했다”며 “이 중 상근직은 12명이나 된다”고 질타했다.
연대는 “작은 정부 표방은 얄팍한 정치 쇼였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며 “뉴라이트가 알뜰정부 캠페인으로 사회적 공감을 얻자 이를 따라 하기는 했으나, 그 진정한 의미를 최소한도 곱씹어보지 못했음이 명백해 졌다”고 비판했다.
연대는 ‘정책부재’ 한나라당이 36명이나 되는 거대 부대변인단을 통해 발표할 거리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연대는 “정당사상 유례가 없는 36명의 부대변인단이 왜 필요한가”라며 “국정실패에 따른 반사이득 챙기기만 급급했지 국가적 대형 이슈에 대해 정책대안 빈곤, 전략부재의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는 한나라당에 36명 부대변인이 발표할 내용이 있는지 도저히 믿겨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대는 “결국 이번 인사는 명함 만들어주기에 불과하다”며 “노무현 정부의 낙하산 인사를 탓할 자격도 없다. 이런 한심한 야당에게 희망을 걸어볼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의 정치현실이 갑갑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신지호(사진) 대표는 동아닷컴과의 전화통화에서 “한나라당이 과거 이회창 시절을 답습하고 있다”며 “대세론 운운하며 도덕적 해이가 나타나는 것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해 성명서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신 대표는 “5ㆍ31선거 전후를 비교해 볼 때 한나라당은 확실히 긴장감이 풀어졌다”며 “지난번 피감기관 골프사태도 그렇지만 무슨 부대변인이 36명이나 필요하냐”고 반문했다.
신 대표는 이어 “앞으로도 한나라당의 과거 회귀 현상이 발견된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 적극적으로 규탄 행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나라당은 18일 부대변인을 36명 임명했다. 12명은 상근이고 24명은 비상근이다. 열린우리당 부대변인은 상근 2명을 포함해 5명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이번 무더기 부대변인 임명이 선거를 도와준 공로에 대한 보상 차원이자 선거에 출마하려는 예비정치인들에게 경력을 만들어주기 위한 방편으로 이뤄졌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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