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권위·신뢰 잃은 전효숙, 자진사퇴 바람직”

  • 입력 2006년 9월 21일 11시 52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21일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권위도 추락했고 국민 신뢰도 받기 어려운 만큼 자진 사퇴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서울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한국엔지니어클럽 초청 조찬간담회’에서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임명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 무산은 현 정권의 편의주의적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헌재는 권력으로부터 중립돼야 하고 헌법 지키는 걸 생명으로 여겨야 하는데 여러 정황으로 봤을 때 헌재가 헌법을 제대로 지킬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전시작전권과 관련해서는 “자주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안보를 지키는 문제”라고 전제한 뒤 “북한의 핵이나 대량살상무기의 위협이 증가하고 평택 미군기지 이전으로 미군재배치를 앞둔 시점이라 안보가 취약한 상황이다. 지금은 시기적으로 작전권 이야기를 꺼내는 게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노무현 정권의 낙하산 인사 행태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낙하산 인사야말로 자기 자신을 해치는 것”이라며 “능력과 전문성을 기준으로 인사를 해야지 정실 인사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정권이든 경제발전, 국가안정 등에 대해 국민에게 성적표를 내놔야 하는데 전문성, 도덕성,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을 앉히면 일이 제대로 안돼 성적표가 형편없게 나온다”며 “결국 가장 손해를 보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강연이 대권행보의 시작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번 강연을 기점으로 기회 있을 때마다 여러 사람을 만나며 가지를 뻗쳐나가겠다”며 대권주자로서의 의지를 표명했다.

대표 퇴임 이후 약 6개월 만에 처음으로 공개 강연을 한 박 전 대표는 과학기술력 향상에 대한 포부도 강하게 피력했다.

그는 “국가 이념과 가치가 흔들려 사회 전체가 비정상으로 가면 과학기술이 꽃을 피울 수 없다”며 “시급히 지금의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고 국가를 정상화시키는 데 모든 걸 바치겠다”고 말했다.

또 “21세기는 과학기술력이 국가경쟁력을 좌우되는 시대다.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수준을 세계 5대 과학강국으로 높여야 한다”며, 과학기술 5대강국 진입 방안으로 ‘초인류인재 확보, 기초과학수준 제고, 국책연구소 자율성 확보, 중소기업 및 지방의 과학기술 능력 향상’ 등을 꼽았다.

박 전 대표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와 얽힌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전자공학을 전공해서 과학기술을 이끄는 역군이 되는 게 꿈이었는데 어머니께서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시는 바람에 영부인 역할을 대신하게 되면서 다른 길을 갈 수밖에 없었다”며 “인생 방향이 바뀌지 않았다면 전자공학을 계속 공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1962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시행할 때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70달러로 세계 최빈국이었다”며 “당시 아버지는 ‘잘 살아보세’라는 노래가 참으로 처량하게 들렸는데 경제가 발전한 70년대 중반에는 힘차게 들렸다고 말했다”고 회고했다.

김승훈 동아닷컴 기자 h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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