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혁규 “‘천신정’ 부활하면 당은 어려운 국면 맞을 것”

  • 입력 2006년 9월 27일 14시 16분


김혁규 열린우리당 의원은 27일 “‘천신정’이 손을 잡고 부활하게 되면 열린우리당의 현안 문제를 풀어나가는 게 어렵게 돼 결국에는 당이 어려워지고 말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정 전 의장에게도 치명적인 상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전 의장의 10월 1일 귀국을 앞두고 여당 내에서 참여정부 탄생에 결정적인 공을 세운 ‘천정배, 신기남, 정동영’, 이른바 ‘천신정 부활론’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친정동영계 인사로 분류됐던 김 의원이 이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서 파장이 예상된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참여정부 출범에 기여한 그들의 공이 큰 건 사실이지만 4년여가 흐른 지금은 ‘천신정’이 출범시킨 초기의 당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이 좌지우지할 입장은 아니다”며 “당의 지지도나 의원들의 정서로 봐서 세 사람이 힘을 합쳐 정계개편을 주도하고 자기들의 목표를 위해 당을 끌고 간다는 건 무리”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정 전 의장의 당 복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정 전 의장도 당을 추슬러서 국민에게 지지받는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게 만드는 것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혼란을 일으키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가 자신의 기득권을 살리려고 마음먹게 되면 당이 대단히 어려워진다. 모든 걸 버린다는 심정으로 당의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 활동하는 게 정 전 의장이 사는 길”이라고 충고했다.

김 의원은 김근태 의장과 여당 주도의 ‘정계개편’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선거 전략상 정계개편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민들 수준이 대단히 높기 때문에 (열린우리당은) 정계개편 이후에도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대신 그는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인적 구성 요소를 만들어야 한다”며 “누구든지 좋은 분들을 모셔 와서 오픈 프라이머리를 통해 민심과 당심을 동일하게 만드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륜이 탁월하고 국민의 신뢰를 받는 지도자들이 많이 모여야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는 정당이 될 수 있다”며 “당과 국가, 국민을 위해서 당 지도부는 자신들의 기득권을 버리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여당의 낮은 지지도에 대해 “당의 반성”을 촉구했다.

그는 “열린우리당은 국민의 눈높이와 같은 당심을 가지지 못했고 어떤 면에 있어서는 이상적인 생각을 가졌다. 민심이 천심이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정치를 해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했다”며 “그런 점에서 당은 민심을 도외시하는 정치를 계속해 국민들에게 지지를 못 받는 정당으로 전락했다”고 반성했다.

그러나 그는 “국민들이 바라는 게 뭔지를 잘 구별해서 정치를 하면 금방 인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당의 앞날을 낙관하기도 했다.

김승훈 동아닷컴 기자 h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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