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전시작전권 단독행사를 막기 위해 원로들이 또 한번 일어섰다. 29일 선진화국민회의(사무총장 서경석) 주최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미연합사 해체반대 1000만 서명운동’ 선포식은 그야말로 ‘노무현 대통령 성토식’이었다.
전날 노 대통령은 MBC TV ‘100분 토론’에 출연해 “전쟁 가능성 정도와 작전권은 별개 문제이며 작전권은 한국이 가져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지는 것”이라며 “(전시작전권 환수가 안보 불안으로 이어진다고)말하는 사람들의 독선, 독단이 걱정된다,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서 투쟁했던 많은 사람은 안보를 할 의사나 능력도 없나”라고 말했었다.
이에 대해 성명운동본부 김성은 공동대표는 “노 대통령은 어제 우리를 매도하는 발언을 했다”며 “오늘 특별성명을 통해 우리의 강경한 입장을 전달하고자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 12일부터 11개 단체에서 시작한 ‘전시작전권 단독행사 반대 500만명 서명운동’에 227개 단체가 참가하는 등 성원이 커지고 있어 1000만명 서명운동으로 확대한다”며 “호국 영령들을 잊지 말자. 대한민국의 안전이 위협받지 않도록 국민과 함께 힘차게 싸워 나갈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서경석 선진화국민회의 사무총장은 “국민여론에 귀를 기울일지 모른다는 실낱같은 기대를 가지고 ‘100분 토론’을 시청했으나 노 대통령의 잘못된 상황인식, 오만과 독선에 실망을 넘어 크게 분노를 느꼈다”며 “노대통령은 또다시 북한 핵실험과 전시작전권을 별개로 보는 폭탄발언을 한 셈”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북핵의 가공할 파괴력과 공포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안심시킬 대안을 제시해야 할 대통령이 이번 발언으로 국민에게 더 큰 근심과 불안을 안겨 주었다”며 “우리를 독선적인 사람으로 비난하고, 나아가 독재 찬성자와 민주화투쟁을 하고 북을 포용하려는 사람들 사이의 대립으로 왜곡 시킨 발언에 대해 진실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노 대통령의 발언처럼 ‘미국이 안보 공약에 변함없다고 하니까 돈 얘기로 넘어간’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한미연합사를 대체하는 방위체제 구축이 엄청난 비용이 들게 됨을 강조했다”며 “대통령은 과연 ‘자주’와 ‘자존심’을 위해 621조원이 넘는 엄청난 방위비 부담을 국민에게 지워도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이날 성명서에서 “전시작전권 조기 단독행사는 국가를 책임진 대통령이 취할 자세가 결코 아니며 우리 국민을 심각한 안보불안으로 몰아넣는 행위”라며 “이번에 저지 못하면 차기 정부에 가서라도 반드시 막겠다”고 말했다.
또한 다음 달 워싱턴에서 열리는 제38차 한미안보연례협의회(SCM)를 앞두고 6대 도시 순회 서명 캠페인도 전개한다. 일정은 13일 광주역, 14일 대구 백화점, 15일 대전역, 16일 부산역, 17일 인천 부평역, 18일 서울역 광장 순이다.
이날 선포식에는 김성은 전 국방장관, 현승종 전 국무총리, 김상태 성우회 회장, 김영관 전 해군총장, 조계종 법일 큰스님, 김진홍 목사 등 예비역 장성과 종교 사회 각계 원로들이 참석했다.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이한동 전 총리, 조계종 송월주 전 총무원장 등 원로들도 고문단으로 참여할 뜻을 밝혔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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