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부모님 건강 이렇게 챙기세요"

  • 입력 2006년 10월 7일 11시 57분


최고 9일까지 계속되는 추석연휴. 선물꾸러미를 들고 들뜬 마음에 고향집을 찾지만 해가 다르게 늙어가는 부모를 보는 자녀들의 마음은 아프다. 어떻게 하면 부모가 건강하게 오래도록 살 수 있을까 고민된다. 올 추석은 값진 선물보다 부모님 건강을 꼼꼼히 챙겨 드리는 것은 어떨까.

가정의학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병원을 찾는 노인들은 평균 3가지 이상의 질병을 동시에 갖고 있다. 하지만 건강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상황은 달라진고 한다. ‘나이 들어서 그렇겠지’라는 생각은 노인건강에 치명적이라는 이야기다.

오랜만에 만나는 부모의 건강을 자식들이 직접 체크해 볼 수 있도록 간단한 문진법과 처방에 대해 전문의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치매…손자들 이름 기억하시는지

노인성 치매는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그렇다고 다짜고짜 부모를 모시고 치매 검사를 받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럴 때는 자연스런 분위기 속에 가족들 이름부터 거주지 등을 물어보는 기억력 테스트를 해 볼 필요가 있다. 또 자녀들 전화번호와 간단한 산수 문제를 반복해서 풀어보는 것도 중요하다. 이때는 부모의 기분이 상하지 않게 해야 한다. 자칫 부모 마음에 서운함과 상처가 된다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

○만성 두통…고혈압 녹내장 의심

머리가 자주 아프다고 하면 고혈압과 녹내장 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또 팔다리가 많이 저리면 영양 상태를 점검해 봐야 한다. 한약을 많이 드신다면 중금속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노인영향상태는 치아 상태와 관련성이 높기 때문에 꼭 확인이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음식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가 부실하면 식욕도 떨어지고 먹지 못하게 된다. 이는 노인영양실조의 근본 원인이다.

○먹는 것보다 ‘화장실’이 더 중요

규칙적인 식습관도 중요하지만 부모들께 화장실 가시기 불편한 점이 없는지 꼭 물어봐야 한다. 대변이 가늘고 자주 화장실을 이용하시거나 계속 마려운 증상이 있다면 직장암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소변을 볼 때 통증을 느낀다면 방광염 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입안 마르고 냄새 심하면 구강건조

입에서 냄새가 나고 침이 마른다. 노인들에게 흔히 찾아 볼 수 있는 증상이라 무심코 넘겨버리기 일수다. 하지만 구강건조증은 식욕을 감퇴시키고 면역력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또 당뇨질환이 있는 분들에게는 혈당이상의 신호다. 특히 부모님이 물에 밥을 말아 드시는 것을 좋아 하신다면 꼼꼼히 챙겨보고, 치과 검진을 통해 인공침 처방을 받도록 해야 된다.

○부모님의 체중, 얼굴 색 꼭 챙겨봐야

부모님의 몸무게가 최근 6개월 새 평소 몸무게보다 10% 이상 줄었거나 변화가 있는지 반드시 챙겨야 된다. 급격한 체중 감소가 있었다면 암, 결핵 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또 눈의 흰자위에 노란색이 많으면 간질환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또 식사량이 늘었으나 물을 적게 마신다면 갑상선 기능항진증, 얼굴색이 검게 변한다면 부종, 털이 빠지고 피부가 하얗게 변했다면 뇌하수체 기능저하증을 의심해 봐야하며 이 같은 질병은 모두 체중 감소와 동반해 나타난다.

○환절기 예방 접종은 필수

노인들은 계절에 따른 기온변화에 민감하다. 특히 겨울이 오기 전 독감 예방접종은 필수다. 독감 예방 접종은 1년에 한번씩 해야 된다. 지난 9월 초부터 시작됐으며 10월 중 가까운 보건소 등에서 접종할 수 있다. 또 폐렴예방을 위한 백신 주사도 도움이 되며, 심장 질환이나 부정맥이 있으신 분들은 아스피린 처방을 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루 30분~1시간은 꼭 움직여야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는다고 해도 하루 30분에서 1시간 이상 움직이지 않으면 도움이 되지 못한다. 운동량이 부족하면 혈액 순환 장애가 발생하고 좋은 음식물도 효과를 보기 어렵다. 특히 노인들의 적절한 운동은 신부전증, 뇌경색 예방이 도움이 된다.

○반주는 가능…담배는 끊어야

담배 피는 부모에게 “건강 생각 하셔야죠.”라며 금연을 권유하면 “이제 살날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라는 말을 듣게 된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금물이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담배는 치명적이며 특히 노인들에게는 더 해롭다. 흡연하는 부모의 목소리가 변하고 기침을 자주 한다면 반드시 전문가의 진찰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또 가슴이 자주 답답하면 협심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하루 한 두 잔 정도의 반주는 큰 무리가 없다.

○행복한 건강이란 소식 나누기 욕망

부모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을 편안히 해 드리는 것이다. 명절 때마다 갑자기 왔다 떠나버리는 자녀들은 부모에게 더 큰 공허함과 외로움을 느끼게 해 건강이 도리어 악화 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노인들에게 ‘외로움’ 보다 더 큰 질병은 없다고 지적한다. 노인 건강은 자주 연락을 드리는 ‘관심표현’이 보약보다 낮다는 것. 또 부모님과 친한 이웃 분들에게 연락해 생활 변화를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도움말 : 영동세브란스 가정의학과 이덕철 교수, 경희의료원 가정의학과 김병성 교수, 서울시립 북부노인병원 신영민 원장)

구민회 동아닷컴 기자 dann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