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북한 핵무기 제3국 이전 방지에 한미 양국 합의”

  • 입력 2006년 10월 19일 19시 00분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19일 “동북아 안정을 위해 미국과 한국의 맹방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며 “북한이 핵무기나 핵물질을 제3국으로 이전하는 것을 방지하는데 양국이 노력할 것을 합의했다”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이날 오후 한국에 입국해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반기문 외교부 장관과 연쇄 회담을 가졌다. 이어 오후 6시에는 외교부에서 반기문 외교부장관과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회담 내용에 대해 밝혔다.

라이스 장관은 “미국은 궁극적으로 한반도의 비핵화를 목적으로 한다”며 “북한은 무조건 6자회담에 복귀하고 빠른 시일에 (지난해 9월19일 6자회담에서 합의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성명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과 관련해 “현재의 긴장을 확산 심화시키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한국 방문 이유는) 정부에 무엇을 하라고 요구하고자 온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PSI에 대해 오해가 있다’며 “PSI에 대해 과장되게 언론에 보도됐는데 해상봉쇄가 목적이 아니라, 각 나라가 유엔 회원국으로서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미국과 많은 나라들은 유엔 안보리 의결 내용 집행에 단합되고 하나된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PSI는 수시로 임의로 수색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ㆍ국내법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라며 “지난 2년간 이것은 세계에서 효과적으로 이뤄졌고 무력 충돌로 이어지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내게 아이디어가 있고, (한국과) 논의한 내용이 있다”고 밝혀 한국의 PSI 참여범위에 대해 논의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개성공단사업과 금강산관광 중단에 대해서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이전을 방지하고 그것을 지원하는 돈줄을 막아야 한다는 것은 국제 사회의 의무이자 책임”이라고 긍정적으로 말했다.

그는 “이번 회담에서 미국은 한국에 대한 방위 조약을 재확인했고, 북의 핵도발로 양국의 관계는 더욱더 빛나는 관계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일치한 결의 내용에 대한 얘기를 많이 나눴고 어떻게 실행에 옮길 것인지를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반기문 장관은 “한미 양국은 이번 회담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성실히 이행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재확인했다”며 “북한은 6자회담에 즉시 복귀해 9.19공동성명을 이행하라”고 말했다.

반 장관은 “제재를 통해 북한을 핵 폐기의 길로 이끄는 균형적 전략적 조치를 이행해나가자는데도 미국과 인식을 같이했다”며 “북한의 2차 핵실험은 현 상황을 더욱 악화시켜 엄중한 결과가 뒤따를 것임으로 결코 있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반 장관은 개성공단사업과 금강산관광의 중단에 대해서는 라이스 장관과 미묘한 시각차를 보였다.

그는 “개성공단 사업의 경우 워싱턴과 미국에서 고위 관리들과 만났고 라이스 장관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개혁 개방을 촉진하는데 긍정적인 면이 있다는 점을 설명했고, 금강산 사업도 정치적으로 상징성이 큰 사업”이라며 “이런 점에 대해서 미국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정부는 유엔 안보리의 결의안 이행을 위해 세부 사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정부는 두 사업에 대해 국제 사회의 요구에 부합될 수 있도록 필요한 사항을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oep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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