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부터 이 소설에 삽화를 그려온 난나 씨는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선정성 논란 때문에 심경이 복잡하다”며 “예술에 대해 일괄적인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절독하는)다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는 “그건 대답하기 곤란하다. 정치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그러나 공공기관에서 그런 식으로 선언을 한다는 게 이해 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그는 청와대 측에서 문제 삼은 소설의 선정성에 대해 “개인이 판단할 여부이지 일괄적인 잣대로 얘기할 수 없다. 그냥 독자에게 맡겨두자”며 “신문의 정치면이나 다른 면의 선정성도 만만치 않다. 오히려 (정치인과 청와대의) 그런 발언이 더 선정적인 것 같다”고 반박했다.
그는 “여성 작가가 일간지에 삽화를 그린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의욕적으로 일했는데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난나 씨 인터뷰 전문
> 작업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나.
= 신문사에서 소설을 쓰는 이원호 씨의 글을 건네면 그에 맞는 삽화를 그리는 식으로 매일 한 컷 씩 그렸다.
> 이번 논란이 있은 후 이원호 작가와 의견교환은 해 보았는가.
= 이원호 씨는 연락두절 상태다.
> 국감에서 열린우리당 정청래 의원의 선정성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는 음란한 소설을 연재하고 있는 문화일보에 대해 제재를 가해야한다고 주장했는데.
= 선정성은 개인이 판단할 여부이지 일괄적인 잣대로 얘기할 수 없다.
> 그러나 청소년에게 까지 노출되는 일간지 소설임을 고려하면 그 선정도가 너무하다는 지적은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데.
= 청소년에게 유해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신문의 정치면이나 다른 면의 선정성도 만만치 않다. (정치인과 청와대의) 그런 발언이 더 선정적이다.
> 다른 면의 선정도가 심하므로 소설의 선정성은 문제가 안 된다는 뜻인가.
= 그건 아니다. 다만 독자 개인에게 맡겨두자.
> 청와대의 절독 선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 신문의 소설 한 부분을 가지고 절독을 한다는 건 넌센스다.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 다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한다는 것인가?
= 그건 대답하기 곤란하다. 정치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 청와대에서는 성적인 묘사가 지나친 부분에 대해 여성 직원들의 반발이 커서 절독을 하게 됐다고 배경 설명을 했는데?
= 여성들이 좋아할만한 소설은 아니다.
> 그건 무슨 말인가?
= 남성들이 좋아할 만한 소설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공공기관에서 그런 식으로 선언을 한다는 게 이해 할 수 없다.
> 난나 씨는 여성주의 작가로서 유명한 분인데 여성들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난처할 것 같은데?
= 요즘 고민이 많다. 여성 작가가 일간지에 삽화를 그린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의욕적으로 일했는데 안타깝다.
> 의욕적으로 일을 시작했는데 소설이 처음 의도와 조금 다르게 간다 생각하고 고민해본 적은 없는가?
= 고민은 어떤 일에든 늘상 있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의 갈등은 있었다.
> 앞으로 이 논란이 어떤 식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보는가?
= 예술을 예술로 봐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잣대는 옳지 않다.
> 이 문제로 문화일보와 상의해 본 적은 있는가?
= 전혀 없다. 그러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어떤 식으로든 ‘조정’은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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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민회 동아닷컴 기자 dan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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