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국환 “盧,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라”

  • 입력 2006년 11월 15일 15시 07분


신국환 공동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행보에 대해 “정치에서 물러나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신국환 공동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행보에 대해 “정치에서 물러나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5당대표 릴레이인터뷰 ① 국민중심당 신국환 공동대표

12월 ‘여당發 정계개편’을 앞두고 정치권이 크게 요동치고 있습니다. ‘고건 신당’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열린우리당이 해체될 것이라는 얘기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아직 예단하기는 섣부르지만 여당이 어떤 식으로 해체되느냐에 따라 정치인의 이합집산 형태도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각 당은 이해득실을 저울질하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에 동아닷컴은 여야 5당이 어떤 전략으로 정계개편에 대비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5당 대표 릴레이인터뷰’를 마련했습니다. 각 당 대표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12월 정치 대변동’을 예측할 수 있는 단초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사는 인터뷰 순(順)으로 연재됩니다. 오늘은 첫 번째 순서로 국민중심당 신국환 대표최고위원의 인터뷰를 내보냅니다. -편집자-

“노 대통령은 그동안 숱하게 실패를 되풀이하며 국민들에게 큰 실망만 안겨줬다. 이제는 정치를 그만할 때가 됐다.”

신국환 대표는 당에 남아 향후 정계개편 과정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하겠다고 천명한 노무현 대통령에게 “이젠 정치에서 물러나라”며 강공 드라이브를 걸었다. 향후 정치에 관여하지 말라는 메시지다.

신 대표는 이날 국회본청 221호실에서 동아닷컴 조창현 기획취재팀장과의 대담에서 “노 대통령의 지지도는 13퍼센트 밖에 안 된다. 회복불능 수준이다. 이는 영남은 물론 본인 고향인 경남에서도 버림받은 것”이라며 “그동안의 실정을 정계개편이라는 얄팍한 꼼수로 덮으려 해서는 안 된다”고 질타했다. 신 대표는 향후 정계개편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려는 것은 노 대통령의 ‘망집(妄執)’이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또 “국제협력보다는 자주, 한미동맹보다는 동포, 성장보다는 분배를 주장하는 노 대통령을 보면 이해가 안 된다”며 “김대중 정부시절 국무위원으로 함께 일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이어 ‘여당發 정계개편’에 대해 “집권 여당이 없어지는 것은 우리나라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탄식했다. 그는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그동안 저지른 정책 실패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고 오로지 정권을 다시 창출하겠다는 헛된 망상에만 사로잡혀 있다”며 “열린우리당은 지금 그 모습 그대로 선거에 임해 국민에게 냉엄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 대표는 서로 ‘네 탓’만 하고 있는 정부·여당의 행태에 대해서도 강하게 규탄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당청분리를 내세운 게 비극의 발단”이라며 “여당과 청와대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지 않으니까 서로 헐뜯으며 ‘남의 탓’만 한다. 한심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노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부동산 문제를 비롯해 정치, 경제, 사회 등 국정 전반에 걸쳐 총체적으로 실패했다”며 “책임은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에게 반반씩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건 전 총리의 신당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고 전 총리의 신당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라며 “우리는 그 정당에 들어갈 뜻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신 대표는 “국민중심당의 지도부가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있고 전혀 내 말도 듣지 않는다. 당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접었다”며 탈당을 선언한 이인제 의원에 대해 불편한 심기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이 의원은 아직도 심대평 대표에게 승복을 안 하고 있다. 본인 생각대로만 하고 있기 때문에 당 운영에 짐이 될 뿐”이라고 비판한 뒤 “이 의원은 당을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신 대표와의 일문일답.

-통합신당론, 당사수론 등 여당發 정계개편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여당이 없어지는 것은 우리나라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그동안 국민에게 한 모든 공약과 정책 실패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고 오로지 정권을 다시 창출하겠다는 헛된 망상에만 사로잡혀 있다. 이는 민주정치 발전에도 큰 오점을 남기는 것이다. 여당과 노 대통령은 국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정권 창출을 위해 실패한 정당을 모양만 바꿔서 나와서는 안 된다.”

-여당 주도의 신당이 탄생한다면 국민의 지지를 받으리라고 보나.

“지역 연합 같은 꼼수를 써봐야 국민들에게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정계개편 생각 자체가 그들의 정치 생명을 갉아먹는 역효과를 초래한다. ‘우리가 잘못했다. 용서해 달라’고 나와야 적어도 국민들에게 ‘정직하다’는 평이라고 듣는다. 오만하게 정권 다시 잡겠다고 설치고 있으니 한심하다.”

-노 정부의 국정운영 능력은 어떤가.

“노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부동산 문제를 비롯해 정치, 경제, 사회 등 국정 전반에 걸쳐 실패했다. 한 일이 아무 것도 없다. 오히려 방해만 했다. 주가는 통화량이 많아서 오른 거지 경제 실적이 좋아서 상승한 게 아니다. 수출도 전 정부부터 이어져온 거지 노 정권이 한 게 아니다. 그들이 수출을 위해 한 일이 뭐가 있나.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국민들로부터 냉엄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

-청와대 및 정부·여당은 국정 실패에 대해 서로 ‘남의 탓’만 하고 있다.

“노 대통령이 당청분리를 내세운 게 비극의 발단이다. 그 틀을 깨니까 아무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 과거에는 여당과 청와대가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그게 안 되니까 서로 헐뜯으며 ‘남 탓’만 하고 있다. 한심한 작태다. 열린우리당 의원들도 정치를 엉망으로 해서 국민에게 고통 줬다. 국정의 총체적 실패 책임은 양쪽이 반반씩 있다.”

-노 대통령은 당에 남아 정계개편 과정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할 것이라며 정치 개입을 천명했다.

“그동안 숱하게 실패해서 국민을 실망시켰으면 됐다. 이제는 정치를 그만해야 한다. 여론조사를 보면 노 대통령의 지지도가 13퍼센트 밖에 안 된다. 회복불능이다. 향후 정계개편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입지를 다지려고 하는 것 같은데 잘 안 될 거다. 영남은 어림도 없고 본인 고향인 경남에서도 버림받았다. 그런 만큼 그동안의 실정을 정계개편이라는 얄팍한 꼼수로 덮으려는 건 불가능하다.”

-김대중 정부 시절 노 대통령과 함께 국무위원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떻게 보면 정치적인 동지라고도 할 수 있을 법한데….

“그래서 말인데 노 대통령의 정치 행보를 보면 이해가 안 간다. 국제협력보다는 자주, 한미동맹보다는 동포, 성장보다는 분배를 주장하는데…. 지금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를 못한다. 안타까울 뿐이다.”

-고건 전 총리는 “12월에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선언했다. 열린우리당 내 통합신당파, 민주당, 국민중심당을 아우르겠다는 복안이다. 고 전 총리 주도의 정계개편을 어떻게 보나.

“‘고건 신당’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여당發 정계개편 속에서 고 전 총리가 창당할 신당이 어느 정도 자릴 잡을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그 정당에 들어갈 뜻이 전혀 없다.”

-향후 정계개편 과정에서 국민중심당은 어떤 역할을 할 계획인가.

“비록 당이 작기는 하지만 진정으로 경제를 살리고 국민을 섬기는 ‘봉사정치’ 개념을 뿌리내리는 데 역할을 하려고 한다. 우리와 같은 생각을 가진 분들이 꽤 있다. 정계개편이 가속화되면 그런 분들과 힘을 합쳐 국민중심당의 뿌리를 튼튼하게 내리겠다.”

-국민중심당은 중부권을 대표하는 당이 되겠다고 했는데, 최근 치러진 선거를 보면 충청도민의 마음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당내 화합을 이끌어내지 못해 정치를 제대로 못한 게 사실이다. 5·31지방선거 때도 일사분란하게 움직이지 못했고 선거 후에도 잡음이 많았다. 창당 때 국민에게서 받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 깊이 자성한다. 하지만 나라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창당 초심을 잊지 않고 있다. 책임정치를 구현하고 정치 개념을 바꿀 수 있는 혁신을 꾀하겠다. 내년 5월경 임시전당대회를 개최해 대선과 18대 총선에 대비해 당 체제를 정비할 계획이다.”

-내년 대선에서 국민중심당도 후보를 내야 할 듯한데…. 염두에 둔 인물이 있나.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다. 하지만 독자적으로 하든지 연합해서 하든지 후보는 반드시 내겠다.”

-당 최고위원인 이인제 의원이 최근 “국민중심당과 더 이상 함께하기 어렵다”며 독자행보를 기정사실화했다.

“현재 이인제 의원은 당 일에 참여를 안 하고 있다. 솔직히 아직도 심대평 대표에게 승복을 안 하고 있다. 이 의원 본인 생각대로만 하고 있기 때문에 당 운영에 짐만 될 뿐이다. 이 의원은 우리 당을 떠난다고 보면 된다.”

-대선과 국회의원 선거를 일치시키는 ‘원 포인트 개헌론’ 및 정부통령 4년 중임제 개헌론이 제기되고 있다.

“개헌에 찬성한다. 1980년대의 헌법 체계가 한 20년 가까이 이어졌다. 그때는 그게 맞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권력구조는 5년 단임의 대통령제에서 정ㆍ부통령 4년 중임제로 바뀌어야 하고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 날짜도 맞춰야 한다. 그러나 현 정권 하에서의 개헌은 반대다. 현 정권은 책임 정치가 실종됐기 때문이다. 개헌한다고 해도 국민이 인정을 안 한다. 신뢰가 다 무너졌다. 다음 정권에서 이뤄져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과 현 정부의 포용정책에 대해 한 말씀 부탁한다.

“한마디로 포용정책에는 철학이 없다. 햇볕정책은 미국과의 굳건한 동맹과 국제질서 위에서 진행됐다. 그런데 노 정부는 자주와 민족공조를 내세우며 무질서하게 추진하고 있다. 결국 돈을 퍼줬는데도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국가의 명운을 걸고 ‘실험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

-북한 핵실험에 대한 입장은.

“북한은 핵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유일한 탈출구로 핵을 가지려 하는 만큼 핵을 가지고 실력 행사를 하려고 할 것이다. 북핵은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에 핵도미노 현상을 초래할 거다. 만약 북핵 파장이 중동까지 퍼지면 자원전쟁이 일어난다. 세계가 다시 냉전기로 돌아가는 단초를 북한이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유엔 결의에 기반해 우리 정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

-북한 핵실험 이후 ‘포용정책 폐기’와 ‘남북교류 지속’ 의견이 맞서고 있다. 신 대표께서는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사업을 중단하면 득보다 실이 많다”며 교류 지속에 무게를 뒀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은 우리의 돈으로 구축한 교두보다. 한정된 지역이지만 귀중한 자산이다. 다만 한미동맹과 유엔결의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유엔에서 동의하지 않는다면 중단해야 한다. ‘실사구시’적으로 현실에 맞게, 그리고 국제 원칙에 따라서 해야 한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연거푸 실패했다.

“경제주체가 신뢰를 안 하니까 정책 효과가 나오지 않는 거다. 노 정권 인사들은 강남·가진 자 등 특정지역·특정계층 사람들은 불신한다. 인위적으로 가진 자에게 제제를 가하려고 한다. 주택은 하나의 경제다. 시장 기능에 맡겨야지 사회주의적인 발상을 가지고 인위적으로 해서는 절대 성공 못한다. 또한 세금폭탄 같은 징벌적인 처방으로는 성공 못한다. 부동산 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면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따라가게 된다.”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 국회 본회의 상정에 대한 국민중심당의 입장은.

“우리는 반대다. 한나라당과 같이 행보를 할 거다. 우리나라는 헌법 질서에 따라 경영되고 발전해가야 한다. 헌법 질서를 지키기 위해서는 적임이 아니다. 적임이라고 해도 파행적으로 인사를 단행해서는 안 된다. 국민 여론도 전효숙 씨가 헌재소장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게 지배적이다.”

·대담 조창현 동아닷컴 기획취재팀장

·정리 김승훈 동아닷컴 기자 huni@donga.com

·사진 정기철 동아닷컴 기자 tom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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