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취업희망자 2000여명 신상 적나라하게 노출돼 물의

  • 입력 2006년 11월 21일 15시 44분


서울시 산하 서울산업통상진흥원 영문 홈페이지에서 구직회원 2010명이 등록한 이력서를 로그인을 하지 않은 일반인들이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해 놓아 물의를 빚고 있다. 사진제공: 서울시의회 이지현 의원실
서울시 산하 서울산업통상진흥원 영문 홈페이지에서 구직회원 2010명이 등록한 이력서를 로그인을 하지 않은 일반인들이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해 놓아 물의를 빚고 있다. 사진제공: 서울시의회 이지현 의원실
지난 9월 LG전자 홈페이지에서 입사지원자 개인정보가 대거 유출돼 논란을 빚은 가운데, 이번에는 구직자들의 해외 취업을 돕기 위해 나선 공공기관이 홈페이지 구직 회원 2000여명의 신상정보를 노출해 물의를 빚고 있다.

서울시의회 이지현 의원은 21일 관련 자료를 공개하고 “서울시 산하 서울산업통상진흥원은 지난해 8월 해외취업정보 영문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채용을 원하는 외국회사들이 회원 2010명이 등록한 이력서를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며 “하지만 문제는 외국회사들뿐만 아니라 로그인하지 않은 일반인들도 구직자들의 이력서를 검색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에 따르면 검색된 자료에는 이름과 전화번호, 주소, 그리고 학력과 자기소개서 등과 같은 민감한 부분까지 노출되어 있었다. 결국 간단한 검색만으로도 개인정보 수집이 가능했던 것.

특히 개인이 등록 시 자신의 정보를 ‘비공개’로 설정했더라도 검색 결과에는 똑같이 노출되고 있었다.

이 의원은 “홈페이지 상에 노출됐던 정보는 주민등록번호만 없을 뿐, 누군지 충분히 식별할 수 있는 정보였다”며 “특히 자기소개서는 개인적인 사생활이 포함되어 있으므로,지원자들에게는 굉장히 민감한 사안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산업통상진흥원은 “구직자 개인정보 노출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확인하고 당장 시정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해외취업 사이트는 시스템 유지보수를 이유로 서비스를 일시 중지해 놓은 상태이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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