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형 “힘빠진 식물대통령도 대통령은 대통령”

  • 입력 2006년 12월 5일 14시 55분


조순형 의원
조순형 의원
“노무현 대통령이 힘 빠진 식물대통령이라고 해도 대통령은 대통령이다. (노 대통령의) 현실적인 힘을 무시할 수도 없고, 더구나 (통합신당파와) 정면대결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비록 여당 내에서 통합신당론이 우세하긴 하지만 그 추진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이다.”

조순형 민주당 의원은 5일 노무현 대통령이 전날 청와대 브리핑에 올린 ‘당원에게 드리는 편지’에 대한 견해를 밝히며 여당이 추진 중인 ‘통합신당론’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조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노 대통령의 ‘편지 정치’에 대해 “노 대통령에게 민주당과의 통합은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치욕이자 체면 손상이고 어떻게 보면 백기투항과 같은 것이라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신당 창당’을 막으려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 의원은 ‘미스터 쓴소리’라는 애칭에 걸맞게 노 대통령의 ‘편지 정치’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정상 외교차 해외 방문 중에 있는 대통령이 이렇게까지 나오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노 대통령은 임기 이후의 위상이나 입지에 대해 굉장히 집착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정권 재창출에 대한 집념도 버리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질책했다.

또한 그는 “(노 대통령이) 통합신당 추진은 대통령 후보자나 당 지도부 및 의원들이 결정할 게 아니라 당원들의 의사를 물어야 하고 자기도 그 토론회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결국 전당대회에서 결판을 내자는 것”이라며 “전당대회가 열리게 되면 ‘친노파’가 우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의원은 노 대통령의 ‘조기하야 시사 언급’에 대해 “(노 대통령의) 목표는 중대선거구제이고 이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실제 조기 하야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는 민병두 열린우리당 의원의 발언에 대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수순”이라며 “어떻게 보면 노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은 아주 치밀하게 계산된 수순에 의해서 진행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 동안 노 대통령은 국정실패나 여러 가지 어려움을 야당과 일부 언론에 책임 전가를 했는데 이번에는 여당까지 추가됐다”며 “이는 결국 여당에 대해서는 신당 추진을 제지하고 야당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국정협조를 이끌어내려는 의도 같다. 중대선거구제도 마지막 요구조건으로 꺼낼 수 있고, 결국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없기 때문에 하야하겠다는 수순까지도 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의원은 중대선거구제에 대해 “노 대통령은 중대선거구제를 통해 임기 이후에 본인의 안정된 지위와 입지를 보장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기 때문에 순수성에 의구심이 든다”며 “대선과 총선이 끝난 다음에 충분히 시간을 갖고 논의해야지 노 대통령이 지금 제안하고 추진해서는 도저히 실현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승훈 동아닷컴 기자 h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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