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고3도 아니고 수능시험을 보라니…, 나 원 참!”

  • 입력 2006년 12월 14일 11시 51분


열린우리당 정청래 의원은 14일 당 지도부가 전날 당 진로에 대한 설문조사를 강행한 데 대해 “고3 수험생도 아니고 수능시험을 치루겠다고 하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정 의원은 이날 당 홈페이지에 올린 ‘고3 수험생도 아니고, 나 원 참!’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번 설문조사 방식은 당원의 의사가 배제될 위험성이 있는 쿠데타적 발상”이라며 “당의 종합적 사고와 의견을 묻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수능시험보다 부족한 설문지”라고 비꼬았다.

그는 이어 “설문조사 말고도 워크숍이나 의총을 통해 충분히 의원들의 의사를 묻고 집계할 수 있다”며 “그런데도 학생들 시험 보듯 설문조사를 강행한 것은 지도부의 오기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아무리 참조자료라고 해도 결과가 언론에 공개돼 대세몰이에 악용될 소지가 농후하다”며 “지금까지의 우리당 보안감각(?)상 분명 그 결과가 공개될 것이고 그 결과는 가히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극소수 의원 당원들에게 먼저 설문조사라는 방식을 빌어 어떤 일방적 의사를 선(先)주입하려는 의도”라며 “원론적으로 당의 중대한 진로는 중앙위원회든 전 당원 이메일 조사든 아니면 전당대회에서 그 뜻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설문조사에 응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번 설문조사는 (당 지도부의) 편집의도에 맞게 가공될 공산이 매우 크기 때문에 응하지 않겠다”며 “분란만 가중시키고 그다지 소득이 있어 보이지 않는 이런 방식은 성공하기 어렵다. 지금이라도 재고하라”고 촉구했다.

김승훈 동아닷컴 기자 hun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