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달 “박정희 충성 세력과 화끈하게 한판 붙자”

  • 입력 2006년 12월 15일 11시 41분


“역사 정의의 심판을 위해 우리 모두 힘을 합쳐 박정희 충성 세력과 화끈하게 한판 붙자.”

장영달 열린우리당 의원은 15일 한나라당 대선주자를 향해 “소위 대권주자라는 분들이 앞 다퉈 세상을 떠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찾아 충성심을 발휘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이같이 말했다.

장 의원은 이날 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고 박 대통령을 이용하면 내년 대선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는 계산으로 충성심이 발동하는 심정은 이해한다”며 “그러나 진짜 그런 생각이라면 깨끗하게 박근혜 의원에게 후보를 양보하고 모두 사퇴하는 것이 이치에 맞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0년 넘게 박 전 대통령을 부모님으로 모시면서 살아온 박근혜 의원보다 더 그의 뜻을 잘 헤아릴 사람이 있겠느냐”며 “박 전 대통령을 팔아서 집권할 인사들은 즉시 후보 될 꿈을 접고 박근혜 의원을 따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의원은 또한 박 전 대통령의 치적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깎아내렸다.

그는 “박정희 시대의 경제개발은 혹독한 군사독재 하에서 무수한 노동자와 농민들, 수많은 국민의 피와 땀으로 이뤄졌는데, 그것도 겨우 국민소득 800불을 이뤘을 뿐”이라며 “지금 국민소득 2만 불 시대를 향해 전진하는 공적도 수출 3천억 불 달성도 모두 박정희 덕이란 말이냐”고 반문했다.

또 “장기독재 때문에 망국직전에 이르렀던 IMF 경제위기를 극복했던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며 “군벌 독재경제의 폐해가 누적돼 IMF 위기가 왔음을 속이고 박정희 기념관을 참배해 충성 경쟁에 열을 올리는 현실에서 모든 민주세력과 온 국민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냉철하게 우리의 과거를 다시 살피며 총 단결의 진군나팔을 높이 울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의 전력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박정희는 일제시대 일본군 장교에 투신해 안중근, 김구, 유관순 같은 독립운동가 소탕작전에 나섰고, 해방 후에는 좌익 공산주의자로서 여순반란 사건에 연루돼 사형선고까지 받은 전력가”라며 “어찌 이런 전력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고 본을 받겠다고 따라다니며, 오히려 자신의 뜻과 다르면 남들을 좌익으로 몰려는 못된 버릇이 말이나 되는 소리냐”고 질책했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정희를 팔아 집권하겠다는 후보가 그리도 많다면 박정희로부터 최대의 희생을 겪었고, 이후 정치 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정치인을 중심으로 내년 대선 경쟁에서 한판 붙어보자는 제안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어려운 서민 경제는 독재의 후예들이 집권해서 풀릴 문제가 아니다”며 “서민대중의 삶과 꿈을 결코 놓을 수 없는 우리가 뭉쳐야 민주주의와 서민경제의 회복을 함께 맞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승훈 동아닷컴 기자 h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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