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참여정부, 민주화 노력만큼은 인정해야 ”

  • 입력 2007년 1월 4일 11시 31분


“간첩들이 횡행하고 법정에서 소란을 일으켜도 제재를 하지 못하고, 시위대 죽창이 동원돼도 영장이 기각되는 세상이 됐습니다. 길거리에서 아무리 대통령 욕을 해도 잡아가는 사람이 없습니다. 지금 세상이 민주화됐다는 데 대해서 부정하고 나서는 사람이 없을 겁니다.”

‘민주화를 완성한 노무현 시대 계승’를 주장해 눈길을 끈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4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전날 발언을 놓고 생뚱맞은 예를 들어가며 진행자와 설전을 벌였다.

홍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해 “참여정부의 민주화 노력은 인정해야 한다. 권위주의가 해체되고 자유가 넘치는 세상이 됐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에 진행자가 ‘간첩들이 마음대로 활보해도 아무런 제재를 가할 수 없는 것이 민주화의 끝인가, 국정운영의 리더십 상실과 민주화를 혼동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반박하자, “그게 아니라 그만큼 세상이 자유스러워졌고 규제가 느슨해졌다는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다”고 대답했다.

홍 의원은 이어 “노 대통령의 하나의 긍정적인 측면은 자기 정적을 어떤 식으로든 미행하거나 다른 대통령처럼 도청을 하거나 국세 조사를 시키거나 이런 적이 없었다는 것”이라며 “돈 안드는 선거 시대를 맞이하고 권위주의를 해체하는 등 노무현 시대에 민주화 제도가 거의 정착단계에 들어갔다”고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다시 진행자가 ‘민주화된 정부에서 대법원장이 소득신고 누락으로 2000여만원의 세금을 안 내느냐’고 묻자 “조목조목 말씀하니 대답하긴 참 어렵다”며 “노무현 정부를 비판하긴 쉽다. 그러나 이 분이 4년을 지내면서 긍정적인 일을 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열린우리당은 4년 동안 단물 다 빨아먹고 노 대통령을 버리고 있다”며 “남은 1년 임기를 무난히 마칠 수 있도록 야당이 민생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주자는 측면에서 그런 말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이용훈 대법원장의 세금탈루 의혹과 관련해선 “세무사 실수가 아니고 자류제출을 변호사 사무실에서 안했을 것”이라며 “세무사 실수라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대법원장은 ‘단 돈 10원만이라도 세금 탈루하면 옷을 벗겠다’는 자기 약속대로 한다면 나오는 게(대법원장직에서 물러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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