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노조 “우리가 귀족노조면 고액연봉자는 황족인가”

  • 입력 2007년 1월 16일 10시 46분


성과급 문제로 파업에 돌입한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의 박유기 위원장은 ‘노동 귀족’이라는 세간의 비판에 대해 “우리보다 연봉이 더 높은 고액 연봉자는 황족이냐. 귀족노조 표현은 사회적으로 반감을 일으키기 위한 용어로 사용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 위원장은 16일 오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에 출연해 “조합원들의 평균 근속 연수가 15년이 넘고, 주야 교대 근무를 해서 1년 노동 시간이 많은데도 저임금 노동자와 비교해서 귀족이라며 노조의 집단행동 자체를 모조리 부정한다”며 “우리가 임금 인상을 하자고 파업을 하면 배부른 투쟁이라고 하고 전체 노동자들의 문제를 가지고 정치적인 파업을 하면 불법 파업으로 국가경제를 말아먹는다고 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파업이 ‘찬반 투표를 하지 않고 박수로 만장일치를 유도해 불법’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현대자동차 노조의 관행상 이런 문제에 대한 파업 결의는 표결에 붙이지 않는다”며 “노동조합 규약 상으로 파업에 대한 문제는 대의원대회에서 일단 결의를 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또한 노조가 공개한 녹취록이 왜곡됐다는 논란과 관련해선 “조합 내부에서 조합원들이 힘들어하고 분노하는 것이 언론의 공세들”이라며 “조작되거나 그런 부분은 아무 것도 없다. 다만 녹취가 재생되는 과정에서 정확한 발음들이 안 들린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내일 타협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저도 그러고 싶다”며 “내일 교섭국면이라는 것이 전혀 열리지 않고 교착상태에 빠지면 저희 중앙쟁의대책위원회에서는 다양한 방법을 고려할 수밖에 없지 않나, 길게 시간을 끌고 갈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답했다.

앞서 박 위원장은 15일 저녁 CBS라디오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에 출연해 “대한민국 사회에서 심각한 사회 양극화 현상을 초래한 사람이 누구인가”라며 “현재 비정규직 노동자들, 중소협력업체 노동자들이나 저임금 노동자들을 표본으로 두고 ‘상대적으로 너희는 고임금이니 귀족’이라고 매도하면 우리는 불신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16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현대자동차 노조의 불법 파업 사태가 장기화되면 공권력을 투입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그동안 불법 파업일 경우 법과 원칙을 지키고 엄단하겠다는 이야기를 해왔는데 이제는 정말 그것을 실천적으로 보여줄 때가 왔다”며 “현대차 노조는 단체계약을 체결할 때 아주 양보를 많이 받아냈기 때문에 법에 의한 보호 이상의 보호를 받고 있다. 현대차 노조의 파업은 명백한 불법이기 때문에 파업을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대차 노조 파업 사태와 관련해 17일 노동부와 관계부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정현안조정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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