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의원은 21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2002년 한국의 불운은 시대정신과 내공이 어우러진 후보를 갖지 못한 것”이라고 운을 뗀 뒤 “이회창 후보는 내공의 테스트 이전에 시대정신의 벽에서 걸렸고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 두 사람은 이회창 후보 보다는 ‘새정치’라는 시대정신에 보다 가까웠다”며 “그러나 노와 정, 두 사람 모두 그 내공이 시대정신을 구현할 수준에 못 미쳤다는 것이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노·정 후보 단일화에 대해 “이 후보는 시대정신이 아니었고, 가까이서 관찰해온 노 후보는 국가경영자로서는 너무 불안해 후보단일화 작업을 선택했었다”며 “엄청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지만 국민의 이해를 충분히 구하지 못한 죄송스러운 결심이었다. 결국 우리는 지난 4년간 지도자에게 시대정신 이상으로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이 내공이며, 지도자의 무능과 불안정이 수구보다 나쁜 독선과 사회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고통스럽게 학습해야 했다”고 후회했다.
김 전 의원은 올해 대통령 선거에 대해 “2007 대선의 시대정신은 ‘합리적인 미래’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은 무능한 개혁구호에 지쳤지만 보수로 돌아선 것은 아니다. 또 여전히 미래지향적 가치를 선호하지만 무능하고 경직된 세력에게는 다시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라며 “ 2007년의 해답은 시대정신과 내공, 즉 미래지향적 가치와 합리적 문제해결능력을 가지고 있는가. 누가 합리적인 미래에 가장 근접한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해서도 “최근까진 가장 많은 국민이 이 전 시장을 합리적 미래 지도자로 생각해 온 듯하다”며 “그러나 검증논란과는 별도로 이 전 시장은 남북관계 및 국제정세인식과 경제관에서 자신이 정말 미래한국의 시대정신에 맞는 인물인지를 명료히 입증해 보여야 한다. 그가 그 답을 제시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회의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해서도 “시대정신이라는 1차 관문을 넘을 수 있겠느냐. ”며 “인혁당 무죄판결을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보는 답답한 사고에 사로잡혀 있는 한 박 전 대표는 미래의 시대정신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여권 출신의 대권 주자들에 대해서 “현 정부 실정의 공동책임자이며, 무엇보다 합리적 미래를 일굴 내공을 못 갖추고 있다”며 “결국 이 후보가 합리적 미래라는 시대정신에 자신이 부합함을 입증하던가, 아니면 열린우리당 밖에서 시대정신과 내공을 갖춘 다른 지도력이 부상해야 한다. 그 둘 중 하나가 답”이라고 말했다.
그는 386세대의 미래에 대해서도 “386에 대한 국민의 비판의 초점은 학생운동과 정치 외에는 현실을 모르는 무경험과 전문성과 능력이 없는 아마추어 정치”라며 “386세대 전체의 실패가 아니라 유시민으로 대표되는 일부 친노 386정치세력의 실패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합리적 미래라는 시대정신의 요구는 온 국민과 함께 386세대에도 새로운 선택과 변화의 화두가 될 것”이라며 “386세대는 여전히 우리사회 최대의 세대집단이며, 이제는 사회 각 분야의 중추를 담당하는 40대 중반에 이르고 있다. 2007년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인 합리적 미래를 실현하는 주요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김 전 의원은 지난 대선 때 ‘국민통합21’에 입당해 선거위원회 본부장을 맡았다가 선거 후 다시 민주당으로 복귀해 17대 총선에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그는 현재 미국 뉴저지 럿거스주립대학 로스쿨(J.D. 법무박사)과 중국 청화대학 로스쿨(LL.M. 중국법석사)에서 복수학위과정을 밟고 있다.
구민회 동아닷컴 기자 dan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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