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14년 동안 해먹더니…" 孫 비난 ‘봇물’

  • 입력 2007년 3월 20일 12시 05분


한나라당이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탈당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전날 손 전 지사의 탈당 선언 직후 강재섭 대표는 “돌아와 주길 바란다”고 했고, 당 지도부 역시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지만 이 같은 기류는 20일 바뀌었다.

▽지도부 “군정의 잔당과 개발독재의 잔재가 누구인지를 밝혀라”▽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대책회의에서 “명분도 납득할만한 이유도 없이 분열의 길을 가는 것은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며 “14년간 당에 몸담으며 장관에 지사까지 지낸 분이 떠나면서 남은 사람들 등에 칼을 찌르는 발언을 했다”고 성토했다.

김 원내대표는 “손 전 지사의 걸어온 길을 보면 석연치 않고 설명도 부족하다. 그의 탈당 선언 직후 범여권의 지도부라는 사람들이 환호 환영하는 태도야 말로 구시대 공작정치로 회귀가 아닌지 우려 된다”며 “손 전 지사는 자신이 비판한 군정의 잔당과 개발독재의 잔재가 누구인지를 밝혀야 된다”고 날을 세웠다.

김성조 전략기획본부장은 “여권과 사전 교감이 있었는지 손 전 지사는 탈당을 했고 천정배 의원과 같은 논조로 짜 맞추듯 한나라당을 비난했다”면서 “대권의 욕심만을 위해 정치도의를 저버리는 사람에게 하늘은 결코 대권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재희 정책위의장 역시 “먼 미래를 보고 이 나라 통일시킬 수 있는 여러 난제들을 풀어나갈 방법을 준비하고 실천하는 것이 개혁세력이라고 생각한다”며 “주인공이 되지 않더라도 보이지 않는데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는 것이 진정한 지도자의 길”이라고 비판했다.

▽의원들 “ 100만 당원들 앞에서 주인행세 한 사람이…”▽

김명주 의원은 이날 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당내 경선과 같은 당내 투쟁을 포기하고 새로운 정당을 향한 ‘탈당’을 선택하는 것은 결코 미래와 통합을 위한 길이 아니다”며 “오히려 또 다른 과거로의 후퇴이며 분열의 길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손 전 지사는 자리를 위해 하루아침에 자기를 키워준 정당을 외면하는 여느 정치인과 다를 바 없는 사람”이라며 “심지어 3김 정치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정치인으로 전락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전여옥 의원도 자신의 블로그에 손 전 지사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손 전 지사는 없는 살림에 10여년의 비바람을 견디며 당비를 내온 100만 당원들에게는 ‘주인’행세를 하며 온갖 영화는 다 누려놓고 ‘개발독재와 군부 잔재장’이라며 등을 돌리는 모습을 보고 아연했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손 전 지사는 자신이 여권의 후보로 거론될 때 ‘내가 벽돌이냐, 여기서 빼다 저기다 끼워 넣느냐’고 했는데, 그는 이제 ‘벽돌’이 되고 말았다”며 “그는 정치권에 들어와 본 가장 실망스런 정치인”이라고 비난했다.

▽한나라 지지자 “자신이 마시던 우물에 침 뱉는 심통”▽

한나라당 홈페이지에는 “손 전 지사는 그동안 ‘탈당을 하지 않겠다. 한나라당의 수문장이 될 것’이라는 자신의 약속을 저버렸다”며 당원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mountfull’는 “자신이 먹던 우물에 침 뱉고 돌아서며 심통 부리는 소인배의 넋두리가 참으로 가관”이라며 “대선의 주연도 아닌 조연으로 흥행몰이를 위한 광대로 이용당하다 폐기처분 되는 당신의 운명이 눈에 선하다”고 비난했다.

“배은망덕하고, 파렴치한 정치인으로 규정하고 싶군요”(kog0117), “손학규가 말하는 것은 결코 새로운 정치가 아니라 속임수 일 뿐”(dusfo1), “신당에서 대선 후보로 추대될 것이라는 가설은 정치적 신기루이며 결국 탐욕으로 탈당한 것이다”(shimmanni)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구민회 동아닷컴 기자 dan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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