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22일 “정 의원이 시각 장애인들의 이미지 개선과 일자리 창출을 선도한다는 취지에서 안마원 설치를 제안해와 각 의원들의 의견을 구하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시작된 설문조사는 23일까지 진행된다.
사무처는 설문 결과를 취합한 뒤 찬성 의견이 많을 경우 안마사 채용 인원과 운영시간, 요금 등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국회에선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열린우리당 민병두 의원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 올린 글에서 “‘국회의원들이 안마나 받고 있어’라는 냉소적인 시각보다 ‘시각장애인과 함께 가는 공동체 사회’라는 따뜻한 시선이 절실하다”며 국회 내 안마원 설치를 찬성한 뒤 “국회 내 설치되는 안마원은 세금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의원이나 한의원, 이·미용실처럼 이용자들이 유료로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텔레마케팅기업인 (주)엠피씨는 장시간 컴퓨터 작업을 해야 하는 직원들을 위해 작년 9월 시각장애인 안마사를 계약직으로 채용했고, 직원들의 반응도 좋아 올해 3월 5일부터는 6명을 정규직으로 고용했다”며 “노동부와 장애인고용촉진공단이 시행하는 ‘시각장애인 헬스 키퍼’ 사업의 성공모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몇몇 사무처 직원들은 “평일 업무 시간에 운영한다고 하는데 그 시간에 안마를 받을 수 있는 일반 직원이 몇 명이나 되겠느냐”고 반문한 뒤 “결국 국회의원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될 것”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열린우리당 B의원실 A비서관은 “누구를 위해 설치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한 뒤 “시각장애인을 위한 것이라면 몇 명의 고용혜택 보다는, 차라리 장애인을 위해 더 좋은 법과 정책을 만드는데 노력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C보좌관도 “업무시간에 몇 시간씩 안마를 받겠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얼마 전 국방부에 단란주점을 설치해 말썽이 난 것과 뭐가 다르냐. 그럼 행자부나 정부기관에도 모두 설치하라”며 “정말 아픈 사람은 국회 내 설치돼 있는 의원, 한의원에 가면된다”고 비판했다.
한편 네이버, 다음 등 인터넷 공간에선 누리꾼들의 비난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아이디 ‘ilovestyle’는 “국회의원들이 아무리 국민을 우습게 본다지만 이건 해도 너무 한다. 여기저기서 힘들다고 아우성인데 서민의 삶을 돌아보진 못할망정 뭐하자는 건지 모르겠다. 정말 속이 터진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하늘보기’는 “할 일이 얼마나 없으면 출근해서 안마나 받을 생각을 하느냐. 정 할 일이 없으면 보라매공원에라도 가서 어르신들 말벗이라도 해드려라”고 했고, ‘lee’는 “지금도 이런저런 핑계 대며 국회 출석도 제대로 안 하는데 안마원 차려 놓으면 아예 일을 안 할 것 아니냐. 공과 사를 구별해야지, 그런 정신 상태로 나랏일에 임하니까 나라꼴이 이 모양 아니냐”고 비난했다.
김승훈 동아닷컴 기자 h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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