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사이트에서 ‘포르노’를 볼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단어들이다.
네이버를 비롯해 다음, 야후코리아 등 대형 포털의 검색창에 이들 단어를 입력하면 음란 동영상 사이트로 연결되는 주소창이 뜬다. 주소를 클릭하면 성인인증 없이 바로 사이트에 접속돼 무료로 음란물과 낯 뜨거운 사진 이미지를 볼 수 있다.
지난 20일 포털에 음란 동영상과 사진이 개제돼 파문을 일으켰다. 이후 포털과 정보통신부 등이 대책을 마련하고 사이버경찰청에서 수사에 나섰으나 음란물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검색어를 이용한 음란물 검색은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
포털은 ‘야동’ 집합소?
23일 ‘다음’의 검색창에 ‘카XX’라는 특정 단어를 입력하니 포르노 사이트로 연결되는 주소창이 떴다. 연결된 사이트에서는 성인인증 절차 없이 곧바로 음란물을 볼 수 있었다. 이 사이트에는 ‘2대 1 XX’ ‘집단 XX’ 등 수천 개의 변태·엽기 음란물 동영상이 있다.
‘네이버’와 ‘야후코리아’도 마찬가지. 검색창에 ‘옆집XX’를 입력하면 낯 뜨거운 사진과 수많은 음란 사이트 주소가 뜬다. 주소를 클릭하면 여러 개의 음란 사이트 화면이 동시에 펼쳐진다. 이들 사이트엔 ‘근친XX’, ‘초딩XX’ 등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야동(야한 동영상)이 있다.
“특정 단어로 연결되는 음란사이트는 막을 방법이 없다”
포털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특정 검색어나 엉뚱한 단어를 이용해 음란물로 유도하는 경우는 막을 방법이 없다. 신고가 들어오거나 개인이 일일이 모니터해야 겨우 막을 수 있는데, 이런 유형까지 포털에 책임을 묻는다면 서운하다”며 현실적으로 음란물을 막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다음’의 관계자는 “앞으로 음란 동영상의 움직임 같은 걸 패턴화해서 성인물을 걸러내는 솔루션을 개발할 계획이다. 음란 동영상 게시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엉뚱한 검색어를 이용해 음란 사이트로 유도할 경우엔 달리 막을 방법이 없다. 모니터링 요원을 늘리고 이용자들이 24시간 신고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신고센터를 만든다고 해도 힘들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야후코리아’ 관계자도 “웹에 떠다니는 것들을 엉뚱한 단어로 검색해서 불러오는 케이스는 모니터링 요원이 잡아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빈대 잡기 위해 초가삼간을 다 태울 수 없듯 모든 단어를 ‘금칙어’로 설정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정보통신부 담당자는 “음란물을 찾을 수 있는 ‘야동’ 같은 특정 키워드에 대해선 업체별로 300~400개의 ‘금칙어’를 설정해 놨기 때문에 검색 결과물 자체가 화면에 나타나지 않는다. 그런데 요즘엔 ‘금칙어’ 목록을 회피하기 위해 단어나 이름을 교묘하게 쓰기 때문에 차단이 안 되는 실정”이라며 “앞으로 그런 실태를 더 많이 조사해서 막을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승훈 동아닷컴 기자 h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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