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토끼로 사느냐, 초원의 사자로 사느냐…”

  • 입력 2007년 4월 2일 11시 43분


한나라당 전여옥 최고위원은 민주택시노련 소속 허세욱 씨의 분신과 관련해 “벼랑 끝 인생인 분이 몸을 던지다니, 좌파들은 부끄러운 줄 알라”고 반FTA 지도부를 비판했다.

전 최고위원은 2일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좌파들은 ‘우파들은 왜 그렇게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가 없냐’고 말해왔다”면서 “허 씨는 15년 막장인생을 겪으면서도 사회참여를 활발하게 한 분인데 왜 벼랑 끝 인생인 분들이 몸을 던져야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허 씨의 분신은 안타깝다”면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영국군 장교들은 전선에서 맨 앞에 섰고 그래서 영국 장교의 전사율이 가장 높았다”며 시위 지도부들을 비판했다.

전 의원은 이어 “우리는 토끼장의 토끼로 사느냐, 풍요로운 초원의 사자로 사느냐를 정해야 한다”며 “한국은 70%의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라는 것을 알고 반FTA에 나오는 섬뜩한 시나리오를 입에 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FTA와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의 진정성, 반한나라당 전선 확대에 대한 우려가 많지만 당의 이익에 손해가 되더라도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일관되게 나아갈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국회 비준 동의 완성 등 노무현 대통령을 도와주고 격려하면서 주체가 되어야 할 것”이리고 말했다.

강재섭 대표는 “온 국민과 함께 허 씨의 쾌유를 기원한다”면서 “한미 FTA 협상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이르고 있다. 긴장을 풀지 말고 6월 말 서명시점까지 최선을 다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 대표는 “한미 FTA 타결과 비준은 별개의 문제”라며 “보약이 되어야 하지만 독약이 될 수도 있다. 한나라당은 협상결과가 통보되는 대로 그 내용을 면밀히 평가해 대응책을 적극 강구할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분신 허 씨와 관련해 홈페이지에 “지난 15년 간 ‘도시의 막장’이라 불리는 택시기사로 일 해왔고 한독택시노조 조합원과 민주노동당 당원으로서 조합 활동과 당 관악구위원회의 당원활동에도 열심이었다”며 “중학교를 중퇴하고 서울로 올라와 주로 빈민촌에서 살며 거듭되는 철거를 당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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