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대표는 이날 남북한 새로운 비선라인과 관련한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중개인은 15년 이상 북한을 들락날락 하신 분으로 학자는 아니고 사업하는 분”이라며 “북측의 대단한 신뢰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386 의원이 관여돼 있느냐’는 질문에 “386 의원도 관련이 있다”며 “대북문제를 하는 데서 한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이내 “더 자세한 내용은 말할 수 없다”며 “지금 말하면 대북라인이 다 끊어져 북한과 협상이 안 된다. 이번에 무너지면 남북 관계는 물론 북미 관계도 좋지 않게 돌아간다. 몸통이 죽어 버린다. 다 공개해 버리면 야당이야 정치 공세 펼치기에 좋겠지만 일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안희정 비선접촉은 왜 공개했느냐’는 질문에 “(접촉을 주선한)권오홍 씨 같은 인사가 관여돼 있는 걸 보고 오죽했으면 공개했겠느냐. 안 씨가 접촉한 북측 인사도 실무급”이라며 “이 정부의 대북정책은 ‘오파상’식으로 상당히 수준이 낮다. 이래선 안 되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새로운 비선라인은 안희정 씨 라인 보다는 제대로 가동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안희정 레퍼토리와는 질적으로 다르다”며 “북측에서도 실무급이 아니라 고위직이 관여하고 있다는 것만 밝혀둔다. 정부는 실체화되기 전까지는 계속 부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앞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화법을 유심히 살펴보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고건과 손학규를 비판한 것처럼 노 대통령은 중요한 정치적 발언을 할 때 주어와 목적어를 생략한다. 불리하면 언제든지 말꼬리를 자르고 탈출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중동 순방 때도 허종 주쿠웨이트 북한대사에게 ‘진심으로 한다’고 말했다”며 “언론들은 대통령의 말이 나오면 뒤늦게 해석하려 하지 말고 바로 그 자리에서 ‘무슨 얘기냐’고 집어줘야 한다. 내가 보기엔 남북 정상회담을 향한 저의 진심을 알아달라는 것 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장 대표는 지난달 30일 “최근 북한의 핵심 고위층이 평양을 방문한 미국 대학교수에게 ‘안희정 씨, 이화영 의원 외에 남북 간 새로운 비공식 라인이 가동 중’이라고 말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다음날에는 “안희정 씨와 이화영 의원의 대북접촉을 기획한 권오홍 씨는 김대중 정부 시절에도 접근해온 대북 브로커”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1998년 중순 코트라 직원 명함을 갖고 있던 권 씨를 만난 적이 있다”며 “그는 남북 경협을 제안했고, 경협이 잘 진행될 경우 정상회담도 가능할 것이라며 중국에서 북측 인사와 만날 것을 권유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그러나 “그가 제시한 보고서의 수준이 북한 핵심층의 정보와는 거리가 먼 것이었고, 김 전 대통령이 이전부터 비선라인으로 접촉하지 말라는 지시도 있어 김 전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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