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신도시, 꿩 대신 닭? 꿩 잡는 매?

  • 입력 2007년 4월 16일 03시 08분


서울 송파신도시 내 군부대 이전이 확정됨에 따라 2009년 9월부터 분양이 시작될 예정이다. 송파신도시에 포함된 경기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일대. 사진 제공 한국토지공사
서울 송파신도시 내 군부대 이전이 확정됨에 따라 2009년 9월부터 분양이 시작될 예정이다. 송파신도시에 포함된 경기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일대. 사진 제공 한국토지공사
국방부가 11일 서울 송파신도시 예정지 안에 있던 7개 군부대를 2010년까지 모두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기로 확정함에 따라

송파신도시 개발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송파신도시는 다른 신도시에 비해 서울 강남지역과 가까워 강남 진입 수요를 상당 부분 흡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송파신도시 공급물량 확대 발표 때 서울 송파구 문정동 등 주변 집값이 덩달아 뛴 사례에서처럼 오히려 강남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강남 직장 다니는 사람들에게 매력

송파신도시는 남쪽으로는 경기 성남시 복정역 근처의 학생중앙군사학교와 육군종합행정학교 옆을 지나는 도로인 ‘약진로’, 북쪽으로는 송파구의 거여, 마천 뉴타운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

한국토지공사가 사업 시행을 맡아 송파구, 경기 성남시와 하남시 일대 205만 평에 2013년까지 4만9000여 채의 집을 지을 예정이다. 이 가운데 아파트는 4만8200채로 전용면적 25.7평 이하 중소형이 60%고 나머지는 25.7평 초과 중대형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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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9월 개발계획 승인이 나면 연말쯤 토지 보상을 시작해 내년 9월 착공에 들어간다. 후분양제가 적용돼 전체 공사의 40% 정도가 끝난 2009년 9월부터 분양이 시작된다. 입주는 2013년 12월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송파신도시는 특히 서울 강남에 회사가 있는 직장인들에게 매력이 있다.

신도시 서쪽 경계에 서울지하철 8호선 복정역과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가 있고, 북쪽으로는 5호선 거여역이 있어 강남 접근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분당∼수서 고속도로가 신도시 옆을 지나 성남시 분당으로 가기에도 수월하다.

○중소형 평형은 청약저축 가입자에게만

한국토지공사 김성태 송파신도시기획처장은 “송파신도시 개발은 중소형, 중대형 가릴 것 없이 토공과 경기지방공사 등이 직접 아파트를 짓는 공영개발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송파신도시 내 중소형 주택은 오직 청약저축 가입자에게만 돌아간다. 전용면적 25.7평 초과 중대형 주택은 청약예금 가입자의 몫이지만 채권입찰제가 적용된다. 사겠다고 써낸 채권액이 같으면 분양 물량의 절반은 청약가점제로, 나머지 절반은 추첨으로 나눠 당첨자를 뽑는다.

예상 분양가에 대해서는 현지 중개업소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군부대 이전 비용이나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할 때 중소형 평형 분양가가 판교(1200만 원대) 보다 비쌀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사업지구 내 국공유지 비율이 높아 판교보다 쌀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집값 신도시 계획 발표 이후 껑충

송파신도시 사업 일정
시기내용
2007년 9월개발계획 승인
2007년 12월용지보상 착수
2008년 6월실시계획 승인
2008년 9월착공
2009년 9월분양 시작
2013년 12월입주 시작
일정은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음. (자료: 건설교통부)

문정동 삼성공인 박한숙 대표는 “송파신도시 개발 호재를 노리고 문정동 일대의 10평 미만 빌라를 사는 강남 사람들이 꽤 된다”며 송파신도시의 강남 집값 안정론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했다.

실제로 이곳 빌라 시세는 지난해 초 10평 미만이 평당 2000만 원대였지만 신도시 공급물량 확대 계획이 발표된 지난해 11월 이후 3000만 원대로 올랐다.

아파트 값도 문정 래미안 33평형이 지난해 1월 6억8000만 원이었으나 현재는 8억5500만 원으로 올랐고 현대1차 31평형도 지난해 초 5억1000만 원에서 현재 7억1000만 원으로 뛰었다.

송파신도시와 인접한 성남시 수정구 복정동도 사정은 마찬가지. 지하철 복정역 주변 다가구주택 시세가 현재 평당 1000만∼1200만 원으로 지난해 1월에 비해 평당 500만 원가량 올랐다. 지난해 하반기 전국 집값이 한꺼번에 오른 게 주요 원인이긴 하지만 송파신도시에 대한 개발 기대감이 주변 집값을 자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상당수 전문가들은 송파신도시가 개발돼 입주물량이 쏟아지는 시점에서는 강남 집값 안정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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