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속옷 모델’ 외국인이 많은 이유는?

  • 입력 2008년 2월 2일 09시 42분


최근 한 방송사의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중인 여성 외국인의 홈쇼핑 모델 경력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와 함께 특히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등 구 소련 출신의 무명 여성 모델을 비롯해 홈쇼핑 모델 전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바비 인형' 같은 외국인 모델, 김치를 맨손으로 찢어먹는 아줌마 모델, 발모제를 바르는 아저씨 모델.

'저 정도는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 법 한 홈쇼핑 모델의 세계. 화제가 되고 있는 외국인 모델을 중심으로 1문 1답으로 풀어봤다.

●홈쇼핑 외국인 모델은 모두 러시아 출신?

현재 홈쇼핑 업계에는 각 사별로 약 10여명의 외국인 모델이 활동 중이다. 그러나 이중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등의 출신 모델은 10~20%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2000년 경만 해도 국내에서 활동 중인 외국인 모델의 70% 이상이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구 소련 출신이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구 소련 모델들은 홈쇼핑 초기 저렴한 출연료와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외모로 크게 각광받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지역보다는 연기력이나 상품에 대한 연출과 느낌 전달 등 모델에게 필요한 전문성을 중요시 하는 추세. 모델의 출신국가도 중남미, 동유럽, 오세아니아 등으로 다양해졌으며 업체에 따라서는 한국인과 비슷한 분위기의 중국 등 동양권 모델을 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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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옷 모델에 한국인이 적은 이유는?

홈쇼핑 초창기 속옷 모델은 누드모델 출신이 대부분이었다.

일반 패션모델들은 노출 수위가 높은 속옷 모델을 꺼렸다. 속옷 모델은 출연료가 일반 패션모델보다 3배 이상 높았으나 한국인 지원자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더구나 패션모델로 성장하려는 모델들에게 속옷 모델 경력은 커리어에 흠이 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섭외도 어렵고 출연료도 비싼 국내 모델 대신 노출에 덜 민감한 외국인 모델들이 훌륭한 대안이 된 것.

홈쇼핑 PD 들은 "시청자들도 한국인 속옷 모델이 나올 때는 제품 보다는 몸에 시선을 더 많이 주지만 외국인 모델이 나오면 제품에 대한 주목도가 크게 높아졌다"고 입을 모은다.

볼륨감 있는 몸매에 신비감을 주는 외모, 게다가 제품에 대한 주목도도 높아지는 외국인 모델들은 점차 속옷 모델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기 시작했다.

●홈쇼핑 출연 외국인 모델, 한국말 할 수 있다? 없다?

홈쇼핑 출연 여성 외국인 모델들은 대개 단기 취업 비자를 받아 한국에 들어와 3개월가량 활동한 뒤 다시 본국으로 돌아가는 게 보통이다.

따라서 모델 활동만 해서는 방송사 토크쇼에 나올 정도로 한국말을 유창하게 배우기는 힘들다.

일상생활이나 생방송 중 간단한 의사소통이 가능한 '서바이벌 한국어'를 구사하는 정도.

하지만 일부 억척 모델들은 한국 학습을 열심히 해 쇼핑호스트로 승격되거나, 지상파 프로그램으로 진출하기도 한다.

●외국인 모델, 낮에는 홈쇼핑 밤에는 접대부?

홈쇼핑 출연 외국인 모델은 '속옷 차림'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아 "혹시 밤에는 유흥업소 등에서 일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홈쇼핑에 출연하는 모델들은 해외 유명 패션쇼 등에도 활발하게 출연하는 프로급이다.

이들에겐 이미지가 생명이기 때문에 아파트에서 합숙하며 몸을 가꾸는 등 이미지 관리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

●모델이 등장하지 않는 홈쇼핑 방송도 있다?

TV홈쇼핑에서는 거의 모든 상품에 모델이 등장한다.

패션 상품에는 늘씬한 남녀 모델이, 갈비나 간장게장 등 식품에는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엄마, 자녀로 구성된 단란한 가족이, 침구 상품에는 신혼 부부 분위기의 모델이 출연하는 것.

최근에는 보험, 여행 등 무형 상품이 대거 홈쇼핑 시장에 등장하면서 모델을 내세우지 않고 컴퓨터 그래픽과 쇼핑호스트의 설명 위주로 진행하는 방송도 눈에 띈다.

일부 홈쇼핑에서는 설명과 시연에 집중하기 위해 식품이나 생활용품 등 대표적 모델 기용 방송 상품 군에서도 모델이 없이 방송을 진행하기도 한다.

●홈쇼핑 모델은 아무나 할 수 있다?

간장게장을 맛있게 쪽쪽 빨아먹는 아줌마, 자반고등어를 한 입에 넣고 먹음직스럽게 먹어치우는 아저씨, 발모제를 바르며 행복한 표정을 짓는 대머리 아저씨 등 홈쇼핑 모델의 외모는 특별하지 않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옆집 아저씨 아줌마 같은 분위기다.

따라서 대부분 홈쇼핑 업체에는 "나도 모델을 하고 싶다"는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프로그램 대부분이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만큼 매우 높은 수준의 전문성이 필요한 게 또 홈쇼핑 모델.

때문에 홈쇼핑 업체들은 공개 모델 오디션은 거의 실시하지 않는 대신 모델 에이전시를 통해 모델 경험이 풍부한 프로 모델들을 불러 비공개 오디션을 수시로 실시한다.

흔히 '비포 모델'(Before Model)이라고 불리는 발모제, 제모제 등 특수한 모델 역시 에이전시를 통해 섭외한다.

홈쇼핑 모델에 도전하고 싶은 사람들은 홈쇼핑 업체를 찾기 보다는 모델 에이전시에 프로필을 등록해놓는 게 좋다.

김병묵 GS홈쇼핑 방송부문 상무는 "TV홈쇼핑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각사들이 경쟁사 모델과 차별화된 시연이나 연기력을 요구하고 있어 모델의 전문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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