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이 질문에 물건을 담는 종이나 비닐가방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걸어 다니는 광고판'이라고 답한다면 당신은 '통찰적 커뮤니케이션'을 아는 사람이다.
동서대 곽준식(경영학) 교수는 "쇼핑백을 이용한 광고(bagvertising=bag+advertising)는 대표적인 저비용 고효율의 통찰적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밝혔다.
광고 홍수의 시대에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서는 누구나 아는 이야기, 누구나 늘 보는 것을 새롭게 재해석하는 '통찰적 아이디어'가 필요하며, 통찰적 아이디어를 통해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광고 효과를 높이는 마케팅이 '저비용 고효율의 통찰적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설명이다.
곽 교수는 최근 이런 내용은 담은 기고문 '유쾌 상쾌한 쇼핑백 마케팅'을 발표했다. 기고문 전문은 동아비즈니스리뷰 3호(2월 14일~26일)에 소개된다.
곽 교수는 "TV나 신문광고, 온라인 광고는 누구나 접할 수 있기 때문에 확대 재생산 되기 어려운 반면 접근이 어렵거나 제한된 공간에서만 볼 수 있는 광고는 흥(興), 신(新), 소(笑)라는 3가지 요소를 갖출 경우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 된다"고 분석했다.
흥(興)은 소비자들이 관심과 공감을 이끌어 내는 요소이며, 신(新)은 기존에 보지 못한 신선함, 소(笑)는 새로움과 기발함을 통한 감탄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제한된 공간에서 볼 수 있는 광고더라도 이 3가지 요소를 갖춘다면 사람들이 디지털카메라로 찍어 웹사이트나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고, 또 다른 사람들이 이를 옮기면서 확대 재생산된다는 뜻이다.
곽 교수는 이를 "신기하고 재미있는 것을 보면 본능적으로 찍어대는 '찍새'와 다른 사람들이 만든 콘텐츠를 퍼 나르는 '펌새'들의 열정 때문에 '제한성의 무제한성'이 가능하다"고 표현했다.
그는 쇼핑백이 바로 흥, 신, 소의 3가지 요소를 모두 갖춘 마케팅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한 피트니스센터는 자사의 쇼핑백을 들었을 때 마치 덤벨을 든 것처럼 보이게 쇼핑백을 만들었다. 한 스포츠웨어 브랜드는 쇼핑백에 줄넘기하는 사람의 사진을 넣어 쇼핑백 끈을 들면 줄넘기 줄을 드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또 범죄추리 소설을 구매하면 손잡이에 권총 그림이 그려진 쇼핑백을 주는 서점도 생겼다. 이 쇼핑백을 들면 마치 권총을 쥔 것처럼 보인다.
곽 교수는 "쇼핑백과 해당 브랜드의 밀접한 연관성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공감할 수 있고(興), 물건을 담는 쇼핑백이 아니라 광고 매체로서 쇼핑백을 보면서 새로움(新)을 느끼며, 이를 통해 소비자는 저절로 감탄(笑)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억, 수십 억 원을 들여 광고해도 소비자 기억에 남기 힘든데 쇼핑백을 이용한 광고는 흥, 신, 소를 조화시킨 통찰적 아이디어 하나로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전 세계에 자사 브랜드를 알릴 수 있다"며 "기업은 자사의 마케팅 활동이 흥, 신, 소 측면에서 얼마나 효과적인지 검토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임수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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