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해 3월 부모를 따라 사우나를 갔던 한 어린아이는 사우나의 자동문 모서리에 발이 끼이면서 발가락 부위가 찢어져 8바늘을 꿰매야 했다.
같은 해 3월 서울의 한 식당에서 바닥에 떨어진 사탕을 줍던 어린아이가 식당의 자동문과 바닥의 틈에 손이 끼이면서 문 밑의 날카로운 부분에 손가락이 찢기는 상처를 입고 병원 신세를 졌다.
최근 '자동문'을 이용하던 중 문에 부딪히거나 문틈에 끼어 얼굴이나 손·발에 상처를 입는 안전사고를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3년 동안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자동문 사고 사례는 40건. 2005년의 경우 9건이었던데 비해 2006년 11건, 2007년 20건으로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접수된 사고는 실제 현실에서 일어난 사고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이라며 "연간 5만대 정도의 자동문이 설치되고 있는 추세에 비춰 볼 때 자동문 '안전사고'는 엄청나게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사고 피해자를 나이별로 살펴보면 20세 이상 60세까지의 성인이 24명(60%)이었고 60세 이상 노인이 2명(5%), 10세 이하 어린이가 14명(35%)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친 부위를 보면 자동문에 얼굴을 부딪혀 코뼈가 골절되거나 이마나 볼이 찢어지거나 타박상을 입는 사고가 전체의 40%(16건)를 차지했다. 손이나 팔이 끼어 부상하는 사고는 37.5%(15건)였고, 발이나 발가락을 다치는 사고가 15.0%(6건)였다. 문에 부딪혀 넘어지면서 허리를 삐거나 다치는 사고도 7.5%(3건)였다.
자동문에 사고를 당한 경위를 살펴보면 자동문이 닫히면서 손이나 발이 끼여 다치는 경우가 47.5%(19건), 자동문이 열려 있다고 다른 사람을 따라 들어가다가 문이 닫히면서 부딪혀 다치는 경우가 37.5%(15건)으로 이 두 가지 유형이 사고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밖에 노인들이 닫히고 있는 자동문에 걸려 넘어지면서 허리를 삐거나 골반을 다치는 사고를 당한 경우가 10%(4건), 고정문과 움직이는 문 사이의 틈에 어린아이의 팔이 끼는 경우가 5%(2건)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은 사고 발생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자동문이 설치된 17개소의 안전 실태를 조사한 결과 자동문 충돌 사고를 예방을 위한 '안전센서'의 설치와 '손조심' 등 주의 및 경고 표시, 자동문 문틀과 바다간의 간격 및 자동문과 고정문 사이 간격을 좁히는 등 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기존의 자동문과 관련한 KS 규격의 보완 및 자동문 안전과 관련한 기준을 제정해 자동문 제작 및 시공업체 그리고 건물주 등이 이러한 기준을 준수하도록 관계 기관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원은 이와 함께 자동문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사고 예방을 위해 다음과 같은 '안전 수칙'을 준수할 것을 당부했다.
△자동문이 열리기 시작하는 것을 확인하고 출입한다.
△자동문에 황급히 뛰어들지 말아야 한다 = 자동문의 센서가 사람을 확인해도 도어는 즉시 열리지 않으므로 사람이 황급히 뛰어들면 문에 부딪히게 된다.
△자동문 사이에 멈춰 서지 않도록 한다 = 문 사이에 사람이 멈춰 서면 센서가 사람을 인식하지 못해, 문이 닫히면서 문에 끼일 우려가 있다.
△자동문으로 들어갈 때는 정면으로 들어가야 한다 = 센서의 감지 범위가 120도 정도로 센서에도 사각지대가 있으므로 도어 옆쪽으로 진입하면 충돌할 우려가 있다. 도어의 정면에서 바로서서 들어가도록 한다.
△버튼이 있는 반자동식 자동문은 문이 열려 있더라도 버튼을 누르고 통과해야 한다.
△어린아이들은 보호자의 손을 잡고 통행해야 한다 = 어린이나 노인, 신체가 부자유스런 사람이 통행할 때는 주위 사람이 통행을 도와줘야 한다.
△자동문 주위에서 어린이가 놀지 않도록 한다 = 아이들은 자동문이 열리고 닫히는 것을 재미있어 해 자동문 주위에서 노는 경우가 많은데, 문 사이에 끼여 다칠 우려가 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