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인터넷 미디어 블로그(blog)에 게재됐던 각종 글이나 사진, 카툰 등의 콘텐츠를 묶어 책(book)으로 펴내는 블룩(blook)의 인기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요리 인테리어 등 일상생활에서 꼭 필요한 생활정보를 다루거나 네티즌들의 심금을 울리는 사진과 주옥같은 글을 모아 엮은 스타 블로거들의 블룩에 대한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인터넷 서점 예스24( www.yes24.com)는 최근 인기가 지속되고 있는 블룩을 정리해 발표했다. 이 서점 관계자는 "블룩은 온라인상에서 1차적으로 네티즌의 검증을 받았기 때문에 책으로 출판했을 때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실제로 이들 중 인기순위 상위권에 속해 잘 나가는 책이 많다"고 말했다.
인터넷에 '나물'이라는 홈페이지를 만든 김용환 씨의 '2000원으로 밥상 차리기'는 대표적인 요리 블룩. 자취생으로서 믿을 수 없는 요리 실력을 갖추고 싼 가격에 음식을 만들어 내는 그의 노하우가 블로그를 통해 네티즌들에게 큰 사랑을 받으면서 책으로 발간된 것. 국내 최고 성공작으로 꼽히고 있다. 2003년 초판이 발간된 이후 지금까지 113쇄를 인쇄했고 70만부 넘게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예스24에서만 4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이어 펴낸 '누가 해도 참 맛있는 나물이네 밥상'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주부생활 17년 차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현진희 씨는 네이버 블로그 '로즈의 풀하우스'에 요리를 올리기 시작해 하루 평균 5,000여명의 방문객을 유지하고 있다. 이 블로그 내용을 정리한 '베비로즈의 요리비책'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갈치무조림, 쌈장, 깻잎찜 등의 생활요리는 물론 류산슬, 구절판 등의 손님접대용 요리와 밥피자, 김말이 튀김 등의 아이들 간식, 골뱅이무침, 순대볶음 등의 남편 술안주까지 프로 주부의 솜씨를 엿볼 수 있다.
지난해 7월에는 '다소마미' '베비로즈' '홍신애닷컴' '예성맘' '은빈이네' 등 네티즌에게 인정받은 5명의 요리 달인들이 모여 자신만의 비법을 소개하는 '요리의 달인'을 공동 집필했다. 내용이 알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요리 못지않게 인테리어 블룩도 인기. 네이버 카페인 '레몬테라스'를 통해 값비싼 가구나 소품이 없어도 멋진 인테리어 노하우를 소개하고 있는 아이디 '레테'는 하루 방문자수 3만5000명, 회원수 17만 명 이상의 인기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레테'가 펴낸 '5만원 인테리어'는 작은 상자, 리본과 못쓰는 천만으로도 훌륭한 인테리어를 할 수 있는 노하우를 일반인들에게도 제공하고 있다.
최근 예스24에서는 요리와 인테리어 외에 직장생활, 여행, 다이어트, 홈베이킹, 다이어리 꾸미기, 리폼과 DIY 등의 실용 정보를 담은 블룩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카툰이나 만화 위주의 블룩도 눈에 띈다. 특히 20대 여성 광고 카피라이터인 저자의 직장 생활과 일상을 다룬 '루나파크'는 시간을 쪼개 놀거리와 고된 야근 사이를 부지런히 오가는 저자가 일과 생활 속에서 느끼는, 엉뚱하면서도 공감가는 표현들로 젊은 직장인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블로그 '루나파크'에 매일 올리는 일기를 기다리는 네티즌 독자들의 반응도 뜨겁다고.
회사원 박성빈 씨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헤어짐을 잊으려 떠난 여행 속 자신의 사진과 생각을 담은 글을 모은 블룩 '그리우면 떠나라-Nova의 슬프도록 아름다운 이별스크랩'도 눈길. 저자는 이 내용을 블로그에 올린 뒤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한 성과를 바탕으로 책을 발간했다.
블룩은 저자와 독자가 함께 책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거치는 것도 한 특징. 저자들은 블로그에서 댓글이나 트랙백 등 기능을 활용해 네트즌들의 반응을 살피며 공감이 가는 내용으로 보완해 갈 수 있다.
예스24의 한 관계자는 "블룩이 인기있는 이유는 비록 필자가 유명한 작가는 아니지만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생활 노하우나 누구나 공감가는 내용을 다뤄 친근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성하운 기자 haw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