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업체로는 최초로 무선 인터넷망을 개방한데다, 휴대전화를 PC처럼 사용할 수 있는 '풀브라우징' 서비스를 도입해 1, 2위 사업자 SK텔레콤과 KTF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는 것.
풀브라우징이란 휴대전화를 이용해 '네이버' '야후' 등의 서비스를 이용 할 수 있는 서비스.
기존 이동통신사의 무선인터넷 서비스는 무조건 '네이트'나 '준', '핌' 등에 접속해 원하는 콘텐츠를 찾아야 했으나, 오즈를 이용하면 통신사가 정해놓은 경로를 통하지 않고 사용자가 원하는 사이트에 바로 접속할 수 있다.
LGT이 내놓은 '오즈' 서비스는 PC의 '초고속 인터넷'에 비유할 수 있다.
PC의 경우 1990년대 후반까지는 하이텔, 나우누리, 천리안 등 주로 문자와 용량이 작은 파일을 주고받으며 정보를 나누는 PC통신 서비스가 대세였다.
2000년대 들어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가 대중화 하면서 폐쇄 망으로 운영돼온 하이텔, 천리안 등은 수많은 사이트 중의 하나로 지위가 바뀌었고 야후 네이버 등에 '포털'의 자리를 내줬다.
이 같은 현상은 현재 이동통신에서도 똑 같이 나타나고 있다.
현재 대부분 가입자가 사용 중인 2G 서비스는 데이터 전송속도가 느려 PC통신에 비유할 만 하다.
이동통신의 '초고속 인터넷'이라고 불리는 3G서비스는 KTF가 '쇼'를 내놓으면서 본격화했다.
곧이어 SKT가 'T라이브'를 내놓고 '화상통화' 경쟁에 뛰어들었다.
KTF와 SKT는 'PC통신'에서 '초고속 인터넷'으로 진화한 이동통신망을 화상통화 서비스에 먼저 활용한 것이다.
음성통화나 문자메시지와 달리 실시간으로 많은 양의 데이터를 주고받아야 하는 화상통화가 대표적인 3G서비스로 자리 잡을 것으로 내다 봤던 것.
두 통신사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3G 서비스 가입자가 증가해 업계에서는 한때 '화상통화'가 이동통신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서비스 초기 보조금 지급으로 생긴 '공짜폰'에 대한 수요가 대부분이었으며 화상통화 이용자는 많지 않았다.
3G의 빠른 데이터 전송속도로 휴대전화로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었다.
하지만 SKT 등은 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경우에 한해서만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풀 브라우징'에 대해 소극적이었다. 통화료 수입을 올리기 위해 화상통화 서비스에만 역량을 집중했다.
자체 구축해 놓은 '준'(SKT), '핌'(KTF) 등을 통해 들어오는 콘텐츠 판매 수수료도 '풀 브라우징' 서비스를 도입하는 데 걸림돌 역할을 했다.
실적발표 때 콘텐츠 판매 수수료 수익을 따로 발표하지 않으나, 이통사들은 연간 수백억 원의 수익을 '준'이나 '핌'을 통한 수수료로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 담당자가 무선 인터넷 서비스의 잘 보이는 화면에 콘텐츠를 노출 시켜주는 대가로 콘텐츠 제작 업자로부터 뒷돈을 받아 처벌 받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LGT역시 무선인터넷 서비스 '이지아이'를 통해 상당액의 수익을 올려왔으나 '오즈'를 내 놓으면 이 부분을 포기한 것.
SKT, KTF에 비해 기득권이 크지 않기 때문에 과감히 판단을 내릴 수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LGT의 '오즈' 서비스 시판으로 소비자들은 △포탈, 이메일 등 초고속 인터넷을 편하게 쓸 수 있는 휴대전화 △상대방의 얼굴을 보면서 통화할 수 있는 휴대전화 등 두 종류의 3G 단말기를 고를 수 있게 됐다.
시장의 평가는 일단 LGT에 긍정적이다. 3일 서비스 개시 소식에 4일 주식시장에서 LGT의 주가는 3.04% 상승했다.
이에 자극 받은 SKT와 KTF도 4~6월 중에 풀브라우징 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단말기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화상통화냐, 풀브라우징이냐, 1, 2위 업체가 3위 업체의 눈치를 보는 희귀한 상황이 당분간 펼쳐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정일재 LGT 사장은 "과거 PC통신이 PC인터넷으로 진화했듯이 이제 모바일인터넷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OZ 출시를 계기로 '모바일 인터넷 대중화'에 앞장섬으로써 고객에게는 더 나은 편익을 제공하고 인터넷 및 콘텐츠 업체를 포함한 통신 산업 발전에 기여해 LGT의 존재가치를 부각시켜 나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3G 시장이 플브라우징 위주로 재편된다고 해도 SKT와 KTF의 물량공세를 3위 사업자 LGT가 어떻게 방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