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매체는 첫 문장에서는 '워쇼스키 형제', 그 다음 문장에서는 '워쇼스키 남매'라고 쓰는 경우도 있었다.
9일 인터넷과 영화 업계에 따르면 상당수 일간지와 인터넷매체, 잡지 등이 최근 개봉한 '스피드 레이서' 기사를 내면서 감독을 '워쇼스키 남매'라고 표기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각급 포털 사이트에서도 누리꾼들 사이에서 '워쇼스키 형제'가 '워쇼스키 남매'로 바뀐 것과 관련해 많은 의견이 오고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누리꾼들은 지식 검색 등을 통해 "워쇼스키 남매로 표현하는 이유가 뭐냐"고 묻고 있고, 이 질문에 대해 다른 누리꾼들은 "형인 래리 워쇼스키가 성전환 수술을 했으며 수술 후 이름도 라나 워쇼스키로 바꾸었다"며 "이제 누이 동생 사이가 된 만큼 '워쇼스키 남매'로 부르는 게 맞다"고 답하고 있다.
하지만 래리 워쇼스키는 '아직 남자'라는 게 정설. 이 같은 루머에 대해 이미 지난해 말 미국 언론들이 "사실이 아니다"라고 보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의 폭스 뉴스는 '성전환 수술 없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워쇼스키 형제의 동료인 조엘 실버가 "루머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실버는 이 기사에서 "워쇼스키 형제가 언론과 접촉을 오랫동안 안 하다 보니 사람들이 말을 지어내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래리가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는 말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영화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래리 워쇼스키 성전환설이 나온 것은 '매트릭스2' 제작이 끝난 2003년 5월 경. 미국의 한 칼럼니스트가 "래리 워쇼스키가 지금 성전환 수술을 하고 호르몬제를 맞으며 공공장소에 여장을 하고 나타나고 있다"고 쓴 뒤부터.
2006년의 샌프란시스코의 한 신문도 트랜스젠더 관련 기사를 다루면서 "래리 워쇼스키가 성전환 수술을 마쳤으며 지금은 라나 워쇼스키로 살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지난해 조엘 실버의 기사가 나간 것을 전후로 '워쇼스키 남매설'은 미국에서 힘을 잃은 상태.
하지만 워쇼스키 형제가 영화 제작 외에 홍보 등 다른 일에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어 배급사조차 워쇼스키 형제의 공식 입장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워너브라더스코리아 관계자는 "아직도 많은 언론들이 '형제'와 '남매'를 혼용하고 있지만 워쇼스키 형제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며 "분명한 것은 공식 표기는 '워쇼스키 형제'이며 래리 워쇼스키가 여장을 한 모습으로 종종 공공장소에 모습을 드러낼 뿐 '커밍 아웃'을 한 적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