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이날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28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통해 “5·18민주화운동은 크나큰 아픔으로 남았지만 지금과 같은 민주화 사회를 이루는 초석이 됐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또 “이념이나 지역주의와 같은 낡은 가치에 사로잡혀서는 결코 선진일류국가로 도약할 수 없다”면서 “지금 국내외 경제 환경이 어려우나 모두 위기라고 할 때 우리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어려운 때일수록 체질을 튼튼하게 다져나간다면 여건이 좋아졌을 때 누구보다 크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대선 때 저는 낡은 시대의 차별과 지역갈등을 근원적으로 없애고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됐던 광주 전남 지역이 국제경쟁력을 갖도록 힘쓰겠다고 약속했다”며 “광주가 아시아의 문화중심도시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2013년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유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5·18민주화운동이 1997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현직 대통령이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처음이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해마다 참석했지만 보수정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처음이다.
이날 행사장 주변에는 진보단체의 기습시위에 대비해 전·의경 74개 중대 6600여 명과 경찰관 1200여 명 등 7800여 명이 배치돼 경계를 폈으나 물리적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민주노총과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소속 대학생, 전국농민회 회원 등 3000여 명은 이날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5·18정신계승 국민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대운하 공약 강행은 금수강산 곳곳을 파헤쳐 환경 재앙을 부르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고 온 국민을 광우병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17일 오후에는 5·18민주화운동 제28주년 전야제가 시민 1만50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금남로 일대에서 열렸다.
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
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