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매달 40만 원가량을 기름값으로 써온 그는 휘발유 값이 2000원을 넘어선 뒤부터는 월 5만 원가량을 추가로 지출하고 있다.
'다른 곳에서 돈을 아낄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양씨는 그동안 자신의 통신 요금 청구액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양씨는 그동안 1만1900원짜리 기본 요금제를 유지하면서 월 10만 원가량을 통화료로 내 왔다. 하지만 통신사에 알아본 결과 '플러스 요금제'로 요금제를 바꾸면 월 3만 원가량을 절약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또 '플러스 요금제' 대신 주유할인 프로그램에 가입해도 휘발유를 넣을 때마다 월 50L까지 L당 600원씩 통신요금에서 차감돼 매달 최고 3만원씩 할인받을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양씨는 "기름 값이 오르는 것은 물론 원망스럽지만, 그동안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 헛돈을 쓴 것 같아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양씨는 "이동통신 요금을 절약했더니 휘발유 값 인상분에서 어느 정도는 벌충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양씨처럼 알고 보면 지출을 줄일 수 있는데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 '새어 나가는' 통신요금만 줄여도 오르는 기름값을 어느 정도 벌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LG텔레콤과 KTF 등 후발 이동통신 사업자들을 중심으로 기름값을 월 최대 3만원까지 절약할 수 있는 '주유할인 요금제'를 운영중이다.
주유할인 요금제를 가장 먼저 내놓은 LGT의 경우 '주유할인 프로그램'에 가입한 뒤 월 통화량에 따라 GS칼텍스 주유소에서 기름 값을 할인해 준다.
요금이 월 3만~3만5000원 미만일 경우 휘발유 기준 L당 50원, 3만5000~5만원 미만은 100원, 5만~7만원 미만 200원, 7만~9만원 미만은 300원, 9만~10만원 미만은 400원을 깎아주며 월 10만원이 넘을 경우 L당 600원씩 할인해 준다.
월 50L 한도 내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통신요금이 10만원이 나오는 운전자는 월 3만원을 주유소에서 할인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KTF도 현대 오일뱅크, 에쓰오일과 제류를 맺고 L당 최대 600원, 월 3만원까지 할인 받을 수 있는 주유할인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이들 통신사의 주유할인 프로그램은 주유소 자체 포인트 적립과, L당 60~80원씩 할인 또는 적립되는 제휴 신용카드 혜택도 중복 적용되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주유할인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방법'으로 고유가 시대를 맞아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현재 LGT 주유할인 프로그램에는 15만 명, KTF에는 11만 명이 가입했으며 가입 인원은 계속 늘고 있다.
KTF는 할인점 이마트에서 통신요금의 10% 가량을 할인받을 수 있는 '이마트 요금제'도 운영중이다.
이 요금제 역시 주유할인 프로그램과 유사하다. 통신요금에 따라 이마트 쇼핑 금액에서 최대 2만5000원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가령 이 요금제에 가입한 뒤 월 통신요금이 10만원을 넘을 경우 25%에 해당하는 2만5000원 할인쿠폰이 주어지고, 이 쿠폰을 이마트에 제시하면 쇼핑금액에서 2만5000원을 할인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 밖에 자신의 통화 패턴을 고려해 각 통신사들이 마련해 놓은 요금제 잘만 고르면 월 3만원정도까지는 아낄 수 있다는 게 통신업계 관계자들의 설명.
한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청소년이나 65세 이상 장년층 등 파격적인 할인 혜택이 제공되는 조건을 갖춘 가족이 있다만, 휴대전화를 그 가족 명의로 바꿔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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