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명을 ‘쇠고기 수입 반대’로 바꿔야 할 판”

  • 입력 2008년 6월 5일 14시 00분


특정신문 광고사에 협박-불매운동 금도 넘어

누리꾼들의 특정 신문 광고주등에 대한 협박과 불매운동이 도를 넘어서면서 해당 기업과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일부 기업은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항의전화와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어 피해를 보고 있지만 이렇다할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A사에는 최근 광고가 게재된 이후부터 하루 수 천통 욕설을 담은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콜센터 뿐 아니라 사무실까지 전화가 걸려와 고객 응대 뿐 아니라 업무 자체가 마비될 정도.

이 회사 윤 모(39) 과장은 "정상적인 기업 경영 활동을 방해 하는 행위"라고 흥분했지만 "마땅한 대처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신문광고를 내지 않는 B사 역시 하루 수 백 통씩 밀려드는 협박 전화에 시달리고 있다. 신문광고를 낸 다른 B사와 이름이 비슷하기 때문에 이를 착각한 누리꾼들이 전화를 걸고 있는 것.

B사는 광고를 낸 B사 측에 "사실을 바로 잡아 달라"고 요청했지만 "전화 응대에 바빠 그럴만한 여유가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다른 기업도 사정은 마찬가지. 누리꾼들의 전화 때문에 고객에 대한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는 등 기업의 기능이 마비되자 업체들은 고육책으로 사과광고를 앞 다퉈 내고 있다.

C사의 배 모(40) 이사는 "요즘 우리 사회가 1950년대로 되돌아간 것 같다"고 푸념했다.

"'생각이 다르면 '반동'이고 반동은 가족 친구들까지 몰살 시켜야 한다'는 극단적인 사고방식이 아니고서야 이럴 수 있느냐"는 게 배 이사의 주장.

배 이사는 그러나 "당장 기업을 경영하기 위해서는 회사 로고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라는 로고라도 붙여야 할 판"이라며 "소비자들이 보다 성숙된 자세로 자신의 주장을 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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