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군화발 폭행 사건 등에 이어 확인되지 않은 사망설까지 경찰을 곤혹스럽게 하는 사건이 잇따르자 "아예 손을 놓은 게 아니냐"는 것.
6일 오후 1시반 경.
서울 시청 앞 광장을 출발한 촛불 시위대 2000여명이 광화문 쪽으로 편도 5차선 도로 중 4차선을 점거한 채 이동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들을 제지 하는 경찰은 없었다. 교통경찰 2, 3명이 겨우 차선 한 개를 확보해 차량 소통을 돕는 수준이었다.
경찰은 이들의 이동을 지켜만 볼 뿐, 도로 점거 등 불법 행위에 대해 손을 놓고 있었다.
3일에도 경찰은 경찰청 앞에서 시위대가 경찰 버스 타이어를 펑크 내는 모습을 방관만 하고 있었다.
과잉진압 논란으로 비난받고 있지만 경찰 입장에서도 억울한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매번 시위 때 마다 여경을 동원해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경고 방송을 했지만, 방송을 거듭할수록 시위대는 더욱 거칠어 졌다.
여기에 자극 받은 시위대는 다음날에는 더욱 거칠게 달려드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최근 경찰의 무기력증은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겠다는 의지로 해석되기도 한다.
최근 광화문에서 시위를 지켜본 C사의 박 모(40) 이사는 "시위대가 일부러 부상자를 만들어 또 다른 시위를 위한 명분으로 사용하려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 측은 공식적인 반응으로 일관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위 현장에서 불상사가 일어나 시민의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진압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