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정보회사 가연(www.gayeon.com)은 9일 이혼 경험이 있는 30~40대 재혼남녀 267명(남 125명, 여 142명)을 대상으로 "이혼 숙려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라는 주제로 설문조사한 결과 '찬성한다'는 의견은 57%, '반대한다'는 의견은 43%로 나타났다.
"찬성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전체의 63%가 '홧김 이혼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그 다음은 '시간을 갖고 친권. 양육 문제나 재산권에 대해 협의하고 숙고할 수 있으므로'(30%), '이혼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문제이기 때문'(5%), '선진국의 효과적 이혼제도를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2%)의 순이었다.
이혼 숙려제 도입에 찬성하는 정모(38·여) 씨는 "이혼한 것을 후회한 적이 있다"며 "감정이 누그러지고 나니 너무 성급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찬성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이혼 숙려기간 동안 당사자들은 이혼에 대해 진지한 태도를 가지고 생각해 보게 되므로 홧김에 이혼하려는 사람들의 수를 줄일 수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반면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이혼에 대한 국가의 과도한 개입은 사생활 침해이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49%로 절반 정도를 차지했다. 그 다음은 '숙려기간은 당사자들에게 고통만 가중시키기 때문'(31%), '이혼의 장기화로 인해 시간을 낭비하기 때문'(18%), '단기간의 효과만 보고 성급하게 이혼 숙려제 도입을 결정했기 때문'(2%)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혼숙려기간(자녀가 있는 부부는 3개월, 자녀가 없는 부부는 1개월)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적당하다'라는 의견이 50%를 차지했고, '줄여야 한다'는 26%, '없어야 한다'는 18%, '늘려야 한다'는 6%로 나타났다.
이혼 숙려제에 찬성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현재 정해진 기간이 적당하다고 대답했다. 반면 이혼 숙려제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없어야 한다'라는 의견보다 '줄여야 한다'라는 의견이 예상 외로 많았다.
이혼 숙려제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혼 숙려제 기간 동안 받게 될 정신적 피해와 사생활에 대한 국가의 개입을 우려하는 것으로 이혼 숙려제에 대해 완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가연의 김영주 대표는 "이혼 숙려제는 이제 막 시범 운영을 마친 제도인 만큼 다양한 대안이 필요하다"며 "가정폭력 등으로 숙려기간이 줄어드는 특별한 상황에 대한 정확한 기준을 마련하고, 정부의 무료 상담 혜택 등 숙려기간을 효과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세워야 한다"이라고 말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