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남 숙명여대 정책·산업대학원 교수팀이 전국 195개 4년제 대학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분석·평가한 결과 이른바 명문대일수록 홈페이지 관리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반면 지방 대학들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웹 접근성과 사용성 등 10개 항목을 평가한 이번 결과에 따르면 서울대는 100점 만점에 76점으로 C등급을 받았다. 특히 장애인 노약자 등 소외계층이 얼마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접근성 평가에서 40점 만점에 24점으로 최하위 점수를 받았다.
서울에 있는 다른 유명 대학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연세대는 서울대와 같은 76점으로 C등급에 머물렀다. 고려대는 68점을 받아 171위로 밀려났다. 고려대는 웹페이지 접속 속도 등 사용성 항목에서 60점 만점에 44점을 받는 데 그쳤다.
B등급 이상의 합격점을 받은 19개 학교 중 서울 시내 학교는 이화여대, 성균관대, 서울여대, 한영신학대 등 4곳에 불과했다.
상대적으로 지방대가 선전했다. 경기대와 울산대는 92점으로 이화여대와 공동 1위를 차지했다. 한국과학기술원(88점) 충남대(86점) 한국한공대 경상대 창원대 동양대(이상 84점) 등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전체 평균 점수에서도 지방대는 75.6점으로 서울 대학(74점)보다 높았다.
박기수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지방대의 경우 정원 확보 경쟁이 더 치열해 온라인 홍보 비중이 높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홍보에 관계없이 대학 정보를 공유한다는 차원에서 홈페이지 개선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4년제 대학의 홈페이지 수준은 중앙행정기관과 자치단체보다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학의 홈페이지 평가 평균 점수는 75점으로 중앙행정기관(80점) 및 서울(77점)·경기(78점)·인천(81점) 등과 비교해 가장 낮았다.
문 교수는 "행정기관은 2001년부터 매년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홈페이지 진단 및 컨설팅을 받아 세계 4위 수준으로 향상됐지만 대학을 비롯한 민간 기업의 홈페이지는 그런 노력이 부족하다"며 "젊은 층이 주사용자인 대학 홈페이지가 정부부처보다 뒤떨어져 있다는 건 아이러니"라고 말했다.
신진우 기자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