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아 아나운서의 편파(?)진행에 누리꾼들 눈총

  • 입력 2008년 9월 10일 00시 21분


이명박 대통령(왼쪽)[연합]과 정은아 아나운서(오른쪽)[동아일보 자료사진]
이명박 대통령(왼쪽)[연합]과 정은아 아나운서(오른쪽)[동아일보 자료사진]
"시간 없습니다. 다음 질문…"(사회자)

100분이라는 짧은 토론 시간에 비해 주제가 너무 방대했던 탓일까?

9일 늦은 밤 TV를 시청한 누리꾼들은 "이 대통령의 미리 준비된 듯한 대답보다 오히려 사회자 의 편향된 진행 때문에 불쾌했다"는 반응이 속출했다.

누리꾼들은 "사회자가 대화를 장려하려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끊고 다음 질문을 받는데 집중했다"면서 "사회자가 마치 대통령의 경호원 같았다"는 인상평을 남겼다.

특히 패널들의 질문을 가로막고 중간에 끊는 기술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토론 진행 내내 사회자가 '시간이 없다'는 표현으로 질문자를 압박한 것은 바람직한 사회자의 모습이 아니라는 반응인 것.

특히 토론회 중간쯤 등장한 한 이산가족의 질문이 길어지자, 정은아(43) 아나운서는 과감하게 질문자의 말을 가로막아 눈길을 끌었다. 이에 질문자가 목소리를 키워 불쾌감을 표현해 토론회장 분위기가 잠시 어색하게 흐르기도 했다.

또한 DC인사이드에 글을 남긴 한 누리꾼은 "정 아나운서가 지나치게 대통령에게 굽실거렸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토론 시작한지 불과 1시간 만에 정 아나운서가 대통령에게 "피곤하십니까?"라고 물었던 것을 근거로 내세웠다.

이날 사회자로 선택된 정 아나운서는 이제까지 주로 예능 프로그램을 맡아온 예능전문 MC로 알려졌다. 때문에 방송계에서도 "그녀가 대통령이 참여하는 시사프로그램 진행자로 발탁된 점은 조금 의외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반대로 "비정치적인 방송인이기 때문에 오히려 적절하다"는 반응도 없지는 않았다.

일부 누리꾼들은 정 아나운서와 이 대통령과의 과거 인연을 거론하면서 국민 토론회의 사회자로 적합하지 않았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실제 정 아나운서는 2003년 서울시 상수도 홍보대사로 활약한 이력을 갖고 있다. 정 아나운서가 어째서 이번 토론회 사회자로 낙점됐는지를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TV토론회가 끝난 직후 일부 누리꾼들은 "이러다가 정 아나운서도 한나라당에 입당하거나 청와대 대변인으로 가는 것 아니냐?"며 사회자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표출했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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