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집증후군’도 조심하세요…새집만큼 유해물질 많아

  • 입력 2008년 9월 22일 09시 47분


새 집만이 포름알데히드와 벤젠 등 인체에 해로운 물질을 뿜어내는 게 아니다. 오래된 집도 새 집 못지않게 유해물질을 품고 있다. 다만 그 종류가 다를 뿐이다. 낡은 집도 조심하지 않으면 새 집 못지 않게 해로운 물질로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헌집증후군'이다. '헌집증후군'이란 오래된 집이 건강에 나쁜 영향을 주는 현상을 말한다. 낡은 집안의 곳곳에 숨어 있는 곰팡이와 세균 등 오염물질이 건강을 위협한다는 것이다.

'헌집증후군'은 어떻게 대처하고 극복해야 할까. 환경 기술 전문 회사 에코후레쉬(www.eco-fresh.co.kr)가 제시하는 원인과 해결 방법을 살펴본다.

●'헌집증후군'의 대표주자는 곰팡이

'헌집증후군'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원인은 습기에 의한 곰팡이다. 곰팡이는 실내 온도가 섭씨 20~30도, 습도는 60% 이상에서 가장 잘 번식한다. 겨울철에도 난방과 가습기의 사용으로 인해 실내는 곰팡이가 서식하는 알맞은 환경이 조성된다.

건물 단열이 허술한 집일 경우 실외 공기와 벽의 온도 차가 15도 이상 되면서 고온 다습한 공기가 벽에 부딪혀 이슬이 맺히는 결로현상이 생긴다.

결로 현상이 잘 생기는 창문 주변이나 벽 모서리, 장판 밑, 욕실의 타일 등은 곰팡이 상습 발생 지역이다.

곰팡이는 그 자체보다 번식할 때 공기 중에 퍼지는 포자가 위험하다. 매우 미세한 포자는 호흡기로 빨려들어와 기관지염, 알레르기, 천식 등을 일으킨다.

곰팡이는 퀴퀴한 냄새로 매스꺼움, 피로감 등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아토피 피부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실내 곰팡이는 어떻게 해결하나

가정에서 곰팡이를 막는 간단한 방법은 벽지에 생긴 습기를 마른 걸레로 닦고 헤어드라이어로 말린 뒤 곰팡이 제거제나 습기 제거제를 뿌려두는 것.

이미 곰팡이가 생겼을 경우에는 마른 걸레에 식초나 락스 등을 묻혀 닦아낸다. 곰팡이는 산에 약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없어지지 않으면 헤어드라이어로 잘 말린 뒤 브러시나 칫솔, 결이 고운 샌드 페이퍼 등으로 조심스럽게 긁어서 제거한다.

곰팡이 균을 확실히 없애기 위해서는 곰팡이 스프레이와 습기 제거제를 사용한다.

장판 아래에 습기가 찬 경우에는 마른 걸레로 닦고 바닥에 신문지를 몇 장 겹쳐 깔아서 습기를 빨아들이도록 한다.

평소 가습기를 너무 강하게 틀지 않도록 하고 창문에 물방울이 맺히기 시작하면 즉시 작동을 멈춰야 한다.

●환기는 기본

'헌집증후' 문제를 해결하는 기본 열쇠는 바로 환기.

겨울철이라 하더라도 아침과 저녁에 창문을 열어 30분 이상 환기를 하는 게 좋다.

△곰팡이는 햇볕에 약하기 때문에 볕이 나는 날에는 꼭 문을 열어서 통풍을 하고 △환기 시에는 되도록이면 집안의 모든 문(옷장 문, 장롱 문, 창문, 방문, 현관문)을 열어 놓고 △말릴 수 있는 것은 자주 말려 사용하는 게 좋다.

집안의 구조가 잘못되어 환기가 안돼 습기가 차는 곳도 있을 수 있다. 근본적으로는 구조 자체를 변경해야 하지만 습기제거제를 적절히 사용해 해결할 수도 있다.

●평상시 배수관은 막아 두어야 한다

오래된 집은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에 가면 코를 찌르는 냄새가 나기도 한다. 오래된 배수관에서 나오는 메탄가스와 암모니아 때문이다. 이들 가스를 방치하면 두통, 소화 장애, 천식, 알레르기 등을 일으킨다.

대개 U자나 P자 형태인 배수관은 굽은 부분에 물이 고이도록 하여 가스나 악취가 역류해 집안에 들어오는 것을 막는다. 그러나 집이 오래되면 낡은 배수관 자체에서 냄새가 나기도 한다.

해결 방법으로는 낡은 배수관을 교체해주는 것이 가장 좋다. 당장 교체가 힘들 경우 물을 사용할 때 외에는 항상 배수구 뚜껑을 닫아 놓고 하수구 냄새 제거제를 뿌려둔다.

●개미 바퀴벌레도 알레르기를 유발한다

눈에 잘 안 띤다고 집안에 살고 있는 벌레를 방치하면 알레르기질환에 시달릴 수 있다. 오랜된 집에는 개미, 바퀴벌레 등이 많다. 특히 '개미와의 전쟁'을 치르는 집이 많다. 과자를 먹다가 밀봉하지 않고 방이나 거실에 두고 잔 뒤 아침에 일어나 보면 개미떼가 과자 주변에 득실거리는 것을 볼 수 있다.

대부분 애집개미로 서울지역 주택 5곳 가운데 1곳에서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미나 바퀴벌레는 집안을 돌아다니며 세균이나 병균을 옮겨 면역력을 약화시키기도 한다. 개미의 분비물과 바퀴벌레의 몸체 가루는 천식이나 비염 등 호흡기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벌레를 막기 위해서는 일단 먹이가 되는 음식찌꺼기를 실내에 방치해서는 안 된다. 각 가정에서 살충제를 적절히 사용해 벌레를 박멸해야 하지만 공동주택의 경우 집단적으로 동시에 살충제를 뿌려 벌레를 박멸해야 한다.

에코후레쉬 관계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새집증후군'이라는 말에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대처하는 방법에도 관심을 갖지만 정작 '헌집증후군'에는 아무런 지식이나 대비 없이 지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성하운 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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