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슬린 스티븐스 신임 주한 미국대사가 임기 첫날인 24일 점심시간에 대사관 직원들과 시내 순두부집을 찾았다.
주한 미국대사로 거론된 이래 자신의 한국이름 '심은경'을 수차례 강조했던 스티븐스 대사는 유창한 한국어를 자랑한다. 그런 그가 임기 첫날 한국식당을 찾은 것은 한국어 뿐 아니라 한국 입맛까지 정들어 있음을 잘 보여준다.
스티븐스 대사는 '대사로서의 첫날이 어땠느냐'는 질문에 "한국 음식은 몸에 좋은 것 같습니다. (피로가) 조금 회복됐어요"라고 말했다.
이날 식사 메뉴도 그가 직접 정했다.
그는 "우리 직원이 여기(순두부집)에 오면 맛있는 순두부찌개를 먹을 수 있다고 해서 이렇게 왔어요"라며 "80년대에 김치찌개를 많이 먹었는데 그 때보다 더 맛있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스티븐스 대사는 또 "한국의 현재 상황을 더 잘 파악하기 위해 대사관에만 있으면 안된다"며 "기회가 있으면 나가서 사람들을 만나 (정확한 실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22세인 1975년 평화봉사단의 일원으로 충남 예산에 첫발을 내딛고 한국과의 인연을 시작한 스티븐스 대사.
주재국 국민과의 접촉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스티븐스 대사는 한국 부임 직전 워싱턴에서 가진 한국특파원과의 기자회견에서 '한국어 공부에 주력했고 한국 영화나 다큐멘터리 필름을 많이 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스티븐스 대사는 대부분 한국어로 말했고, 이날 썼던 유일한 영어는 지나가듯이 말한 "It's a good day(좋은 날이에요)"라는 한마디였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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